지난 1년간 두산은 숨가쁘게 달려왔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으로 계열사 지분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이 과감하게 진행됐다. 금융위기를 앞두고 진행된 선제적 구조조정에 회사 안팎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변화를 선택한 두산의 과감한 결단은 1년이 지난 지금, 안정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두산은 또 한차례 비상을 꿈꾸고 있다. 박용현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2020년 글로벌 톱 200대 기업에 진입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를 양대 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두산의 지난 1년을 되짚어보고, 미래를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
"리스크 관리를 통해 경기침체란 파고를 헤쳐 나가면서, 내적으론 룰과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2009년 3월 박용현 회장 취임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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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의 취임과 함께 두산은 변하기 시작했다. 3년간 준비했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완성한 데 이어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지난해 6월 ㈜두산과 재무적 투자자가 각각 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 지분을 51대 49 비율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두산DST 등 3개 계열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매각, 7808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시장에서 제기됐던 두산의 유동성 위기설은 자취를 감췄다.
◇ 구조조정과 과감한 투자.. 숨가빴던 1년= 구조조정을 끝낸 뒤에는 과감한 투자가 뒤따랐다. 지난해 9월 두산은 체코의 발전설비 업체인 스코다파워를 4억5000만 유로에 인수했다. 경기불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무리한 투자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박 회장은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인수"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발전소 핵심설비인 터빈의 원천기술이 없었던 두산으로선 스코디파워가 어느 기업보다 필요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의 다음 프로젝트는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이었다. 두산중공업과 두산메카텍은 지난해 5월 베트남 쭝꾸엇 지역에 '두산비나'라는 생산공장을 준공했다. 총 3000억원의 투자비가 들어간 두산비나는 보일러 공장, 석유화학설비공장 등 5개 공장은 물론, 자체 부두와 항만설비 등을 갖추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지난해 9월 중국 서공그룹과 중국 내 건설기계, 대형트럭과 발전기용 디젤엔진을 생산, 판매하는 합자회사 설립계약을 체결했다. 생산공장은 짱쑤성 쉬저우 경제개발구역에 건설되며 2011년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 "현실에 안주해선 안돼".. 기술 개발에 총력= 안정적인 실적 궤도에 진입한 두산그룹은 최근에는 미래 핵심사업을 위한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두산중공업은 발전 분야에서 차세대 에너지원인 풍력발전· 연료전지를 개발 중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역시 고효율의 차세대 건설장비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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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수한 해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글로벌 경영시스템도 구축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건설장비 시장 영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세계적 수준의 밥캣 소형장비를 선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앞으로 이 중국 소형건설장비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 '글로벌 200대 기업' 꿈은 아니다= 박 회장은 "두산은 114년이라는 한국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가진 기업"이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재무적으로도 건실한 체제를 갖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또다른 100년을 써 나가자"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올해 '어떤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두산만의 경쟁력'을 갖춰 앞으로 10년 후인 2020년에는 글로벌 200대 기업 진입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두산(000150)은 이를 위해 올해 중점 경영전략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장 전략 추구 ▲경기회복기를 대비한 지속적인 체질개선과 내부역량 강화 ▲재무건전성 확보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밥캣, 밥콕, 스코다파워 등 해외 계열사들과의 효율적 통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해 올해 24조4000억원의 매출목표 중 60% 이상을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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