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우유산업' 경쟁사 남양과 매일의 상반된 행보 '눈길'

신수정 기자I 2025.11.19 06:01:59

저출산 여파로 우유 수요 10년째 정체
남양 비용 감축 등 긴축경영으로 흑자전환
매일 탈우유 및 프리미엄 전략 속도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저출산과 우유 소비 감소라는 위기 앞에서 유업계 양대 산맥인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남양유업은 ‘허리띠 졸라매기’를 통해 적자의 늪에서 탈출한 반면, 매일유업은 수익성 하락을 감수하면서도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강공’을 택했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 유업계가 저출산 쇼크와 흰 우유 시장 정체라는 상황에 놓였다.(사진=연합뉴스)
남양 ‘마른 수건 짜기’ 흑자전환…매일 ‘미래 투자’로 수익 주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229억원 적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감소(7213억→6851억원) 속에서 만들어낸 ‘불황형 흑자’다. 비결은 철저한 비용 통제다. 한앤컴퍼니 체제 이후 남양유업은 마른 수건을 짜듯 비용을 줄였다. 3분기 누적 판매관리비는 전년대비 180억원 이상 감소했고, 특히 광고선전비를 30% 넘게 삭감하며 재무 구조 개선에 올인했다.

반면 매일유업은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 3884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53억원으로 전년(539억원)보다 16% 감소했다. 이익 감소의 주원인은 비용 증가다. 매일유업은 남양유업과 달리 광고선전비를 698억원에서 751억원으로 오히려 늘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해석이 갈린다. 단순히 비용 관리에 실패했다기보다는, 경쟁사가 움츠러든 틈을 타 ‘아몬드브리즈’, ‘어메이징 오트’ 등 성장하는 비(非)우유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실히 굳히기 위한 전략적 지출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즉, 남양이 당장의 ‘현금’을 챙겼다면, 매일은 미래의 ‘점유율’을 방어한 셈이다.

둘 다 ‘우유 의존’ 높지만...‘신사업 안착’ 단계 달라

두 회사 모두 ‘탈(脫)우유’를 외치고 있지만, 수익 구조를 뜯어보면 여전히 본업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수치상으로는 두 기업 모두 전체 실적의 70% 이상을 우유와 분유 등 전통 유가공업에 기대고 있다. 비(非)우유 부문의 비중을 살펴보면 매일유업(식물성 음료, 커피 등)의 영업이익 비중은 약 30%, 남양유업(음료, 커피믹스 등)의 매출 비중은 약 25% 수준이다. 겉보기엔 신사업 비중 격차가 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신사업의 안착 속도와 수익성에서 확연한 차이가 감지된다. 매일유업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성과가 구체적인 이익으로 증명되고 있다. 컵커피(바리스타룰스), 식물성 음료(아몬드브리즈), 유통 사업(페레로로쉐) 등이 포함된 기타 부문은 전체 영업이익의 약 30%인 138억원을 창출했다. 해당 부문의 영업이익률 역시 10% 수준에 달해, 단순한 매출 거들기가 아닌 확실한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반면 남양유업은 아직 투자 단계에 머물러 있다. 최근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이 편의점 4분기 연속 1위를 달성하며 기타 부문 매출 비중을 25.6%까지 끌어올렸지만, 아직 전체 실적을 견인할 캐시카우 단계에는 진입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남양유업은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을 공시하지 않아, 기타부문(테이크핏 등)의 정확한 이익 규모를 파악할 수 없다. 다만 절대적 규모는 매일유업의 기타부문(138억원) 대비 극히 미미한 수준으로 추정되며, 신제품 테이크핏은 여전히 성장 투자 단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남양유업 관계자는 “현재 기타류의 전체적인 기여도가 낮지만 단백질 음료 등의 성장세가 높고 신제품 출시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남양유업의 흑자전환은 경영 효율화의 신호탄으로 긍정적이지만, 매출 감소세가 지속되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반면 매일유업은 비용 부담 속에서도 신규 카테고리 성장을 통해 이익의 질을 바꾸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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