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에 중국의 한 아나운서가 ‘말 실수’를 했다가 논란에 휩싸였다.
3일 중국 현지 매체들과 바이두, 웨이보 등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 라디오·TV는 소속 진행자인 샤오 청하오(Xiao Chenghao)가 개인 소셜미디어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며 정직 처분했다.
샤오는 전날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보복이 온 것인가? 규모 7.4 지진이 일본을 강타!”라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일본에서 지진이 발생한 것을 두고 ‘보복’이라는 표현을 쓰면서 통쾌하다는 반응을 나타낸 것이다.
이에 하이난 라디오·TV는 샤오를 정직 처분하고 그의 발언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 편집장 출신이자 인플루언서인 후시진은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하이난 라디오·TV의 (정직) 결정을 지지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지만 샤오의 게시물은 하이난 광전총국 이미지에 손상을 입혔으며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작심 비판했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포퓰리즘에 부응하고 트래픽(조회수)을 우선하는 전문 미디어 종사자의 기본 인지 수준이 부족하고 인본주의적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은 충격적”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중국의 한 소셜미디어 이용자는 후 전 편집장의 발언을 두고 “전쟁은 끝났지만 역사는 잊혀질 수 없다. 사람들은 많은 재난 속에 있는 적을 볼 때 안도감을 느끼고 심지어 행복해하는데, 이는 인간 본성의 자연스러운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일본의 재난을 대한 중국인들의 반응은 자연스러운 것인데 이를 단죄해야 할 필요가 있냐는 의미다.
실제 일본에 대한 중국의 감정은 좋지 않은 편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양국은 치열한 전쟁을 벌였고 지금도 앙금이 풀리지 않았다. 작년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자 중국은 한국보다 더 크게 반발했다. 중국은 이후 일본의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