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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이제 '상아탑' 아냐…MIT처럼 구글·MS 캠퍼스에 들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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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지 기자I 2026.10.06 05: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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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났습니다]②김세용 고려대 도시연구원장
대학 부지 내 외부 기업 건축 제한 규제 지적
"교수·학생, 판교까지 왔다갔다…비효율 심각"
MIT·칭화대 앞에선 글로벌 기업과 공동연구 '활발'
"교지 규제 완화해 산학협력 공간 넓혀야"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김세용 고려대 도시연구원장(건축학과 교수)은 대학 캠퍼스에 기업과 연구기관이 적극 들어올 수 있도록 교지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대학이 더 이상 교육과 연구만을 위한 ‘상아탑’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등 미국 유수의 대학들이 학문·창업·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생태계를 이루듯 기업과 인재, 연구자가 함께 모여 연구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세용 고려대 도시연구원장이 서울 성북구 안암동 안암어울림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김세용 고려대 도시연구원장이 서울 성북구 안암동 안암어울림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최근 김 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캠퍼스는 이제 상아탑이 아니다”며 “학생하고 기업이 같이 어우러져 함께 연구해야지, 교내에 기업이 못 들어오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현행 대통령령인 ‘대학설립·운영 규정’은 대학 부지에 외부 기업 등이 소유한 건물을 짓는 일을 원칙적으로 제한한다. 산업체 시설도 교육이나 공공 목적에 부합하고 대학이 필요성을 인정해야 예외적으로 들어설 수 있다. 산학협력이 대학 경쟁력을 가르는 상황에서 대학과 기업의 공동 연구공간 확보를 제약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원장은 “최근 MIT에 다녀왔는데 캠퍼스에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기업이 즐비했다”며 “우수한 연구원과 인턴들을 빠르게 공급받기 위해 기업들이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명문대들은 캠퍼스 안에 기업을 끌어들여 혁신을 키우고 있다. MIT 앞 켄달 스퀘어(Kendall Square)는 세계적 빅테크와 바이오 기업들의 밀집지로 꼽힌다. 대학도 지원에 적극적이다. MIT에 따르면 2025년 기업 연구지원비로만 1억7600만 달러(한화 약 2400억원)를 지출했다. 중국 명문 칭화대도 캠퍼스 진입부에 대규모 과학단지를 조성해 대학과 산업계 간 기술이전과 공동연구를 유도하고 있다.

앞서 김 원장은 서울시 최초 캠퍼스타운 시범사업인 안암동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학 부지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가 산학협력 효율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캠퍼스타운 시즌2 사업으로 교지 밖에 건물을 지었지만 땅값이 들지 않는 대학 안에 지을 수 있었다면 땅값이 훨씬 큰 규모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학이 가진 땅을 활용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김 원장은 “교수나 학생들이 IT 업체들이 밀집한 판교까지 새벽부터 가서 데이터를 확인하고 다시 안암동으로 온다”며 “교수 창업자분들이 특히 그런 비효율적인 생활로 어려움을 겪는다”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과거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사장 재임 시절 조성했던 마곡 스마트시티·연구개발(R&D) 융복합단지 사례를 언급했다. 마곡지구는 서울시와 SH가 서남권에 조성한 대규모 첨단 산업·연구 단지로, 기업 연구소와 대학 간의 유기적 연계를 목표로 설계됐다.

그는 “정보가 유기적으로 오가야 하니 (기업과 연구자들이) 판교처럼 인프라가 갖추어진 곳에 있으려고 하는 것”이라며 “당시 마곡에도 그런 맥락에서 대학들이 들어와 자리를 잡도록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한국도 대학과 기업이 물리적으로 가까이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관련 대통령령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지에 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가로막는 낡은 규제를 이제는 풀 때가 됐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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