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콩 한국총영사관과 교민사회에 따르면 3일 밤부터 홍콩 몽콕 지역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4일 새벽 2시께 한국인 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이 한국인은 취업비자를 받아 식당에서 근무하는 20대 한국인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한국인은 불법 시위 참가 혐의를 받고 있으며,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이 파견한 영사와 면회를 했다.
영사관 관계자는 “단순히 시위를 지켜봤는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는지 등은 경찰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홍콩 경찰에 사실관계에 기초해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부터 홍콩에서 송환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인이 현장에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날은 12만명(주최 측 추산) 몽콕에서 평화행진을 진행했지만 일부 시위대가 경찰이 허용한 경로를 벗어나 침사추이 등으로 돌진하며 충돌이 벌어졌다.
시위대는 지난 28일 홍콩 경찰이 시위 참가자 44명을 폭동죄로 기소한 것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며 경찰서로 돌진했다. 시위대는 화염병을 던졌지만 경찰이 있는 곳까지는 닿지 않아 피해는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역시 경찰봉을 동원해 진압에 나섰고 시위대 20여 명을 체포했다. 진압 과정에서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쏘기도 했다.
송환법 반대 시위 과정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곳곳에서 드러나며 중국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21일 일부 시위대가 중국 중앙정부 관할인 홍콩·마카오 연락판공실 건물 앞까지 가 중국 국가 휘장에 검은 페인트를 뿌리고 날계란을 던진 데 이어 전날 시위 중 검은 복장을 한 시위 참가자 4명은 부둣가 게양대에 걸려있던 중국 오성홍기를 끌어내려 바다에 던졌다.
이에 신화통신은 “홍콩 반대파나 과격 시위대들이 뒤흔든다고 해서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면서 “일국양제 원칙의 마지노선을 건들거나 원칙을 훼손하는 사람이 있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홍콩 정부 역시 이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4일에도 대규모 집회가 이어지는데다 5일 홍콩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총파업도 예고돼 있어 당분간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홍콩 한국총영사관은 최근 수차례 안전 공지를 통해 홍콩에 체류하거나 방문하는 우리 국민이 시위 현장을 최대한 피할 것을 당부했다.
주홍콩 총영사관은 “홍콩에 체류하거나 방문하는 우리 국민은 시위장소 방문을 피해달라”면서 “부득이하게 시위장소 인근을 방문할 경우 검은 옷에 마스크를 착용하면 시위대로 오인당할 수 있으며 시위 장면 등을 촬영하면 시위대를 자극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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