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마켓포인트 등에 따르면 모더나는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176.97% 오른 174.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상승률로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주가는 3년여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코로나 백신 판매 감소 이후 50~60달러 안팎에서 지지부진하던 흐름을 단숨에 벗어난 셈이다. 다만 이튿날인 20일에는 차익 실현과 밸류에이션 부담이 겹치며 23.6% 급락해 133달러대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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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를 깨운 것은 미국 제약사 머크(MSD)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개인 맞춤형 메신저리보핵산(mRNA) 암 치료제 ‘인티스메란 오토진’이다. 양사는 고위험 흑색종 환자 1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인티스메란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1차 평가지표인 무재발생존기간(RFS)과 주요 2차 평가지표인 원격전이 없는 생존기간(DMFS)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개인 맞춤형 mRNA 신생항원 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성공한 첫 사례다.
인티스메란은 환자의 종양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각 환자에게 나타나는 암 특이적 항원을 찾아낸 뒤 이에 맞춘 mRNA를 제작하는 방식이다. 면역체계가 암세포를 보다 정확히 찾아 공격하도록 훈련하는 일종의 ‘맞춤형 암백신’이다.
이번 결과가 주목받는 것은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으로 급성장했던 모더나는 팬데믹 종료 후 관련 매출이 급감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임상 성공을 계기로 모더나가 계절성 백신 중심 기업에서 항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암 수술 이후 재발을 막는 보조요법은 감염병 백신과 달리 계절성이 없고 장기간 투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티스메란은 흑색종뿐 아니라 비소세포폐암과 방광암, 두경부암, 신세포암 등에서도 임상 2·3상이 진행되고 있다.
월가도 눈높이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임상 결과 발표 후 모더나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에서 ‘중립’으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40달러에서 170달러로 높였다. 알렉 스트라나한 BofA 애널리스트는 이번 결과를 모더나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하면서 감염병 분야를 넘어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RBC캐피털도 목표주가를 기존 45달러에서 130달러로 상향했다. 다만 투자의견은 ‘섹터 퍼폼(Sector Perform)’을 유지했다. 이는 임상 성공으로 모더나의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19일 급등 이후 주가 수준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상업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월가에서는 인티스메란이 이르면 2027년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과 함께 흑색종 치료에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최대 매출을 올릴 잠재력이 거론되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흑색종 적응증에서 오는 2035년 연간 매출이 약 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177% 급등은 과했나…세부 데이터는 아직
다만 주가가 너무 빠르게 달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 브레이킹뷰스는 19일 모더나의 시가총액 증가분을 흑색종 치료제 가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머크와 이익을 나누는 구조 등을 고려할 때 현재 몸값에는 폐암이나 방광암 등 다른 암종에서도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는 설명이다.
UBS도 급등 이후 밸류에이션에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BS는 당시 주가가 인티스메란을 포함한 암 치료제에서 연간 약 200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하는 수준을 암시할 수 있다며 과도한 기대가 반영됐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세부 임상 결과도 변수다. 이번 발표에서는 임상이 주요 평가지표를 충족했다는 사실만 공개됐고 구체적인 위험비와 생존율 등 전체 데이터는 향후 학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월가에서는 전체생존기간(OS)과 안전성, 환자 맞춤형 백신을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지 등이 실제 상업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향후 모더나 주가의 핵심은 이번 성과가 흑색종에 그치지 않고 다른 암종으로 확장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폐암과 방광암, 신장암 등 후속 적응증에서도 효능이 확인된다면 코로나19 백신에 의존해온 회사라는 평가를 벗고 mRNA 항암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될 여지가 크다. 반대로 세부 임상 데이터나 후속 암종 결과가 높아진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단기간 급격히 불어난 몸값이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성공은 단일 적응증의 성과를 넘어 모더나 개인맞춤형 mRNA 항암 플랫폼이 임상적으로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3상에서 처음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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