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한 달도 안 지났는데…불성실공시 상장사 속출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새해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불성실공시 상장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올해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지 못해 공시를 번복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초 이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또는 예고를 받은 상장사는 총 37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때(21곳)와 비교하면 76% 증가했다.

시장별로 코스피 상장사 9곳, 코스닥 상장사 28곳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또는 예고를 받았다. 작년 1월(29일까지)의 경우 코스피 상장사 1곳, 코스닥 상장사 20곳이었다.

불성실공시 법인으로 지정 또는 예고된 사유별로 보면 자금조달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목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하지 못한 코스닥 상장사들의 공시 번복 등이 많았다.

이엠코리아(095190)와 알티캐스트(085810)의 경우 지난 9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 해제·취소와 유상증자 결정 철회로 인한 공시 번복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나노브릭(286750)과 이오플로우(294090), KS인더스트리(101000)의 경우도 유상증자 결정 철회로 인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셀피글로벌(068940)과 퀀텀온(227100)의 경우 유상증자 납입기일 6개월 이상 변경 등이 이유다.

단일판매·공급계약 관련 불성실공시도 이어졌다.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의 경우 작년 12월 China Life Medical Centre와 인보사케이주 공급계약을 해지해 지난 22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해지금액은 최근 매출액의 138.2%(1726억 9110만원)에 달했다.

알멕(354320)의 경우 지난 9일 단일판매·공급계약 이행금액 50% 이상 변경 2건으로 공시위반 제재금 2400만원을 벌점(6.0점) 대신 부과받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이외에도 팅크웨어(084730)과 케이아이엔엑스(093320)가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지연공시로 디와이피엔에프(104460)가 단일판매·공급계약금액 100분의 50 이상 변경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자이글(234920)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 1월에도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받았다. 작년 1월의 경우 유상증자(제3자배정) 결정 철회로 공시를 번복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올해는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결정 철회와 유형자산 양도 결정 철회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

휴맥스(115160), 비츠로시스(054220), 칩스앤미디어(094360) 등도 타법인주식 및 출자증권 처분 또는 양도 결정 관련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이외 옵트론텍(082210)(단기차입금 증가 결정 지연공시 2건), 소프트센(032680)(유형자산 양수 결정 철회), 제주맥주(276730)(전환사채권 납입기일 6개월 이상 변경), 디엔에이링크(127120)(거래처와의 거래중단 지연공시) 등도 불성실공시를 했다.

전문가들은 불성실공시법인 누적 벌점이 1년간 15점을 넘을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이 될 수 있어 투자자들에게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을 한다. 실제 퀀텀온의 경우 이번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며 9.5점의 벌점을 받았고, 최근 1년간 불성실공시법인 부과벌점이 19점에 달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벌점 15점 이상)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자금흐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유상증자에 나서 결국 이를 철회하거나 납입일마저 맞추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 내·외부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투자자 입장에서 불성실공시법인에 대한 투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