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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15일 미국 민주당 소속 에드 마키 상원의원이 이끄는 의회 대표단 5명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차이 총통은 이자리에서 미국의 지지에 대해 감사를 표하고, 미국과 대만 관계, 지역 안보, 무역 및 투자, 글로벌 공급망, 기후변화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장둔한 대만 총통실 대변인은 이번 미국 의회 대표단 방문에 대해 “미국 의회가 대만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공동으로 수행하겠다는 결심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언론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서인지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 때와 달리 이번 의회 대표단 방문에 대한 보도는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미국 주대만미국협회(AIT)는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민주당 소속 에드 마키 상원의원과 민주당 소속 존 개러멘디, 앨런 로언솔, 돈 베이어 하원의원과 공화당 소속 오무아 아마타 콜먼 라데와겐 하원의원 등이 대만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미국이 대만 문제는 민주당과 공화당을 넘어 초당적인 이슈라고 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마키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의 동아시아태평양·국제사이버보안 소위원장이다.
미국은 대만과 공식 수교를 맺지 않았지만 사실상 대사관 역할을 하는 AIT는 두고 교류하고 있다. AIT는 “(미국 의회 대표단의) 인도태평양 지역 방문의 일환”이라며 “중국이 군사 훈련을 통해 대만해협과 역내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와중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NSC) 측은 “미국 의회 의원들은 지난 수십년간 대만을 방문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의회 대표단의 대만행이 주목 받는 것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펠로시 의장의 방문 직후 이뤄졌기 때문이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떠난지 불과 11일 만이다.
미국은 중국이 강조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만, 이와 동시에 대만관계법(TRA)에 따라 대만과 교류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는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대만해협 실전 훈련 돌입
중국 정부는 이번 방문을 두고 곧바로 강력 항의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동성명 규정을 공공연히 위반했다”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침범하고 대만 독립·분열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줬다”고 지적했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은 “앞으로 미국의 도발에 대해 과단성 있는 반격 조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중국 국방부는 “인민해방군은 지속해서 군사훈련을 통해 전쟁에 대비하고,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이날 대만 섬 주변 해역과 상공에서 실전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중국군 전투기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오전 10시(현지시간)까지 7차례 대만 북부와 서부,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대만군이 경고 방송 등을 통해 대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에 반발해 지난 4일부터 72시간 동안 대만을 포위하는 훈련을 진행했으며 이 훈련이 종료된 이후에도 중국 전투기와 군함들이 대만 주변에서 훈련을 이어가면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방문 이후 미국과 군사적인 대화 및 협력 등도 단절했다.
다만 미중 모두 충돌을 원하지는 않는 만큼 실질적인 충돌이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미국과 전쟁할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는 외신 보도도 있었다. 그럼에도 긴장이 계속될 경우 1995~1996년 당시 군사 충돌 직전까지 간 제3차 대만해협 위기 같은 사태가 26년 만에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관영 매체인 ‘해협의 소리’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미국 의원들의 대만 방문 기간 대만 주변 해·공역에서 강력한 군사적 반격 행동을 조직할 가능성이 있다”고 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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