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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이날까지 양일간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는 보호무역주의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없는 공동성명을 채택한 채 폐막했다.
또 이바라키 현 쓰쿠바시에서 같은 기간 동안 열린 ‘무역·디지털 경제장관 회의’에서도 참가국들은 보호무역주의 반대 문구가 빠진 공동성명을 냈다. 다만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중요성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성명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자국을 겨냥한 비판 문구를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의 성명에서도 반 보호무역주의 입장이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G20 정상회의는 매번 공동성명에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담았지만 지난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회의 때 처음 미국의 입김이 작용해 관련 문구를 생략한 바 있다.
이날 채택된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의 공동성명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갈등에 대한 우려가 언급됐다. 성명에는 미중 무역마찰이 세계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지적과 더불어 G20 국가들이 위협에 계속 대처하면서 추가적인 행동을 취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 성명에는 “세계 경제 상황에 대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에 걸쳐 완만하게 향상될 것이지만 악화할 우려도 있다”는 지적과 함께 “무역마찰의 격화로 지정학적인 긴장이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참가국들은 성명을 통해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등 거대 IT 기업과 관련해 내년 중 국제적으로 통일된 과세 규칙 마련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이 개도국을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트리며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이른바 ‘채무 함정’ 문제와 관련, 채무국-채권국 쌍방이 채무 투명성을 확보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개발이 가능하도록 협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무역·디지털 경제장관 회의에서는 세계 철강 시장 악화의 원인 중 하나인 ‘철강 과잉 생산’ 문제가 논의됐지만 중국 등의 반대로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다.
다만 이 회의에서 일본은 세계무역기구(WTO) 분쟁처리기능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공동성명에 WTO 개혁의 필요성이 포함됐다. 일본은 지난 4월 WTO 최고심판기구인 상소기구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분쟁에서 한국 승소 판정을 내린 것을 두고 WTO의 분쟁해결 기능 개혁을 줄곧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