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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 다툼에 택시기사 살해한 20대男, 징역 35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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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 기자I 2026.10.09 10: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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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살인미수·절도 혐의
재판서 심신미약 주장
法,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 불가피"

[이데일리 김현재 기자] 목적지로 가는 길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택시기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택시를 훔쳐 달아난 20대 남성에게 징역 35년형이 확정됐다. 이 남성은 범행을 목격한 시민들도 차로 치어 숨지게 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사진=이데일리 DB)
(사진=이데일리 DB)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살인, 살인미수, 절도 혐의로 기소된 육모(22) 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아울러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 사망한 피해자 유가족들에 대한 접근금지 등 준수 명령도 함께 확정했다.

육 씨는 지난해 6월 새벽 경기 화성시 비봉면 삼화리의 한 도로에서 한 도로에서 60대 택시 운전기사 A씨를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숨지게 한 뒤 택시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또 택시기사의 비명을 듣고 현장을 살피러 온 50대 남성 2명이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이들을 차로 강하게 들이받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살인미수 혐의와 택시를 훔쳐 달아난 절도 혐의도 적용됐다.

사건은 지난해 6월 26일 새벽 발생했다. 육 씨는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삼화리에 있는 화송비봉습지공원으로 가기 위해 택시에 탑승했다. 육 씨는 택시기사 A 씨에게 자신이 지시하는 길로 운행해줄 것을 요구했다. A 씨는 육 씨의 지시대로 운전했으나 목적지가 나오지 않아 헤맸다. 택시는 알 수 없는 물체에 부딪혔고, A 씨는 육 씨에게 ‘목적지까지 못 가겠으니 여기서 계산하고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이 말을 듣고 격분한 육 씨는 가방 속에 있던 식칼을 꺼내 A 씨를 수십차례 찔렀다. A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출혈로 끝내 사망했다. 육 씨는 범행 현장을 목격한 50대 남성 2명을 잇달아 차로 쳐 각각 전치 8주, 2주의 골절과 타박상을 입혔다. 택시를 훔쳐 달아나던 육 씨는 범행 약 1시간 뒤에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검거됐다.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육 씨는 재판 과정에서 망상장애 등을 이유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육 씨를 상대로 사형을 구형했고, 1심 재판부는 육 씨에게 징역 35년 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육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상세불명의 조현병을 갖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범행 당시 사물변별능력이나 의사결정능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형을 감경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잔인하고 참혹하게 살해했고, 신고를 막을 목적으로 현장 부근에 있던 주민인 피해자를 택시로 충돌했다”며 “잔인하고 포악한 범행 수단 및 결과를 고려할 때 죄책에 상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겪었을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이 컸을 것이며 유족 또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그 황망함과 슬픔은 재판부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다만 △육 씨가 우울증 상세불명의 조현병과 경도 지적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는 점 △학창 시절부터 이 사건 범행 당시까지 사회적으로 매우 고립된 생활을 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육 씨와 검사 측 모두 항소했으나 항소는 기각됐다. 대법원도 원심 판결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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