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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금융당국은 AI를 금융 업무의 ‘보조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6월 발표한 ‘금융분야 인공지능 가이드라인’ 개정안은 최종 의사결정과 그에 따른 책임을 임직원이 맡도록 하고, 업무의 위험 수준에 따라 사람의 개입 정도를 달리하도록 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원칙을 주담대 심사 단계별로 보다 구체화해야 한다고 봤다. 서류를 인식하거나 정보를 검증하는 업무와 소득·상환능력 및 신용위험을 평가하고 대출조건을 결정하는 업무를 모두 같은 ‘보조수단’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이 최종 승인 버튼을 눌렀는지보다 AI가 실제 대출 결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의 영향력과 금융회사의 위험 통제 가능성을 기준으로 심사 단계별 AI 활용 범위와 사람의 개입 수준을 정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AI가 대출심사에 깊숙이 관여할수록 공정성과 설명가능성 문제도 커질 수 있다. 인종이나 성별 같은 민감정보를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거주지역이나 특정 소비·거래 패턴 등이 대리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금융거래 데이터에 편향이 존재한다면 AI가 이를 학습해 기존의 불이익을 반복할 가능성도 있다.
대출이 거절되거나 불리한 조건을 적용받은 소비자에게 판단 근거를 어떻게 설명할지도 과제다. 보고서는 AI 알고리즘의 기술적 구조를 모두 공개하기보다 대출 결과에 영향을 미친 주요 요인을 금융회사가 파악하고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외에서도 현재 AI가 대출 승인을 전면 대체하기보다는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형태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로켓모기지는 AI로 모기지 신청서류를 자동 식별하고 데이터를 추출하고 있고, 영국 금융회사들도 소득 확인과 심사자료 검증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새로운 규제를 추가하기보다는 이미 마련된 AI기본법과 신용정보법, 금융분야 AI 가이드라인을 주담대의 구체적인 업무 단계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서류 처리와 정보 검증처럼 반복적인 업무는 AI 활용을 넓히되, 대출심사와 조건 결정처럼 차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영역에서는 설명과 검증, 인간의 개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주택담보대출은 차주의 소득·자산뿐 아니라 생애주기와 주거 선택이 결합된 장기 금융상품인 만큼 AI의 정보처리·예측 역량과 인간의 전문적·맥락적 판단을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할 필요가 있다”며 “AI 개입 수준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통제 체계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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