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에 속은 내가 멍청이"…자책의 늪에 빠진 피해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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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다연 기자I 2026.02.12 05:50:04

[AI발 피싱의 진화(하)]①끝나지 않는 `피싱의 늪`…피해자들은 세상이 두렵다
피싱 피해 후 자책, 극단 선택까지 몰리는 피해자들
매달 4천명 피해…심리 회복 지원 역량은 부족
"국가 지원 늘릴 필요"

[이데일리 박기주 원다연 석지헌 기자] 지난 2023년 70대 황모씨는 보이스피싱을 당해 평생 모아둔 큰 돈을 모두 잃고 말았다. 처음엔 ‘인간 이하의 것들’이라며 피싱 범죄자들에게 분노를 쏟아냈다. 하지만 이내 황씨는 자신을 멍청이라고 자책하며 화살을 내면에 돌렸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정신과 상담을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사진=게티이미지)
피싱 범죄 피해는 경제적 피해에서 끝나지 않는다. 피싱 피해를 당한 후 삶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피해액이 소액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황씨의 사례처럼 수천만~수억원의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은 뒤 범죄 사실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극단적인 상황으로 내몰리는 사례가 상당하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피싱사기 피해자를 위한 심리 치료 지원은 태부족이다. 범죄 피해자를 위한 심리 지원은 주로 강력범죄 피해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피싱 피해자의 심리 상담을 지원하는 공적 제도는 민관 협력 방식으로 운영되는 ‘보이스피싱제로’가 사실상 유일하다. 지원 규모는 월 200~300명 수준이다.

지난해 발생한 피싱 범죄는 총 5만 2185건, 월평균 4300건에 달한다. 매달 수천명의 피싱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지원규모다. 더욱이 이 사업의 경우 기존 전통 보이스피싱 피해자만 지원할 뿐, 투자사기나 로맨스스캠 등 신종 피싱은 대상이 아니다.

결국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피싱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우리 사회에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경찰 관계자도 “피싱 피해자들의 경우 잊을만 하면 생각나는 당시 피해에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싱 피해에 따른 심리적 붕괴는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국가 기관이 즉각적인 심리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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