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은 소프트뱅크가 미국 대형 기술주를 40억달러 매수했고 비슷한 금액의 콜옵션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40억달러 규모의 콜옵션의 실제 익스포저는 500억달러 수준에 이른다. 소프트뱅크의 반대 포지션을 취한 옵션 매도자는 위험 헤지를 위해 실물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데 이 부분이 최근 기술주 강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의 콜옵션 미결제약정(청산되지 않고 남아 있는 계약 수)은 7월초 대비 각각 65.2%, 41.6% 증가했다. 옵션이 만기가 있는 상품임을 고려하면 웩더독(Wag the dog, 파생상품 시장이 현물 시장을 흔드는) 현상을 배제할 수 없다. 즉, 기술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요인이다.
다만 최 연구원은 거시 환경에 있어 큰 그림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8월 실업률과 비농업고용자 수 증가는 각각 8.4%, 137만명으로 나타나 시장 예상보다 호조였다”고 밝혔다. 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고용 회복이 예상보다 좋지만 완전한 경제 회복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수년간 저금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발표하는 주간 경제지수도 우상향을 보이고 있다.
최 연구원은 “증시가 펀더멘털에 수렴하는 것을 생각하면 장기 흐름은 큰 변화가 없다”며 “성장주 헤게모니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 조정 이후 기술주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기술주 조정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최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 조정은 국내 성장주에도 불편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IT업종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32%를 차지하지만 대부분이 반도체를 비롯한 하드웨어이기 때문이다. IT는 연초 대비 4.5% 상승에 불과했다. 랠리에 상대적으로 소외됐기 때문에 조정폭도 제한적이다.
최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주포인 개인은 연초 이후 미국 주식을 100억달러 이상 순매수했다”며 “대형 기술주가 50% 가량을 차지하는 데 수익률 관리 필요성이 대두될 경우 국내 투자자의 차익 실현이 일어날 수 있다. 대안을 찾아서 국내 증시로 유입될 가능성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