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울 환매 중단에 사모신용시장 '충격'…“탄광 속 카나리아” 경고도

김상윤 기자I 2026.02.20 05:32:02

OBDC II 분기 환매 영구 제한…14억달러 대출 99.7% 가격에 매각
아레스·아폴로·블랙스톤 등 동반 하락…수익성 기대 재조정
엘-에리언 “평가손실 임박” 경고 속 일부는 “포트폴리오 건전성 확인”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대체자산 운용사 블루아울 캐피털이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신용 펀드의 환매를 영구 제한하기로 하면서 1조8000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한 사모신용 시장 전반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주요 운용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시장이 수익성 전망을 재조정하는 모습이다.

이번 사태는 사모신용이 전통적 은행 대출을 대체하며 빠르게 팽창해온 가운데, 유동성 구조와 평가 투명성에 대한 시장의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파장이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아울 주가는 이날 장중 10%가량 급락했다. 아레스 매니지먼트,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블랙스톤, KKR, TPG 등 월가 대형 사모투자 운용사 주가도 동반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최근 수년간 수백억달러의 자금이 몰리며 ‘월가의 신흥 강자’를 배출한 사모신용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일부 조정되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블루아울은 전날 개인투자자 대상 채권형 펀드인 블루아울 캐피털 코프 II(OBDC II)의 분기별 환매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지난해 블루아울이 운용하는 더 큰 상장 신용펀드와의 합병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인수 대상 펀드의 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일부 투자자가 약 20%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번 환매 중단 조치는 최근 몇 달간 사모신용 펀드 전반에서 환매 요청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업계의 ‘분기별 환매’ 구조는 투자자에게 정기적 유동성을 제공하는 대신,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대출 자산을 보유한 펀드의 경우 투자 심리 변화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블루아울은 OBDC II에서 약 6억달러(펀드 자산의 약 3분의 1)를 액면가에 가까운 수준에 매각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배분했다. 회사 전체적으로는 14억달러 규모 대출을 평균 99.7%의 장부가 수준에 매각했다. 블루아울 측은 이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향후 순자산가치(NAV)의 약 30%에 해당하는 특별 현금 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해당 자산 매각 가격을 놓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전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사안이 사모신용 시장의 ‘탄광 속 카나리아’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일부 자산에 대해 “의미 있는, 그리고 불가피한 평가손실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액면가에 근접한 가격에 매각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포트폴리오 건전성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했다. TD코웬의 윌리엄 카츠 애널리스트는 고객 노트에서 “99.7% 수준의 매각은 블루아울 플랫폼 전반의 평가 적정성을 강화하는 신호”라며 “포트폴리오에 숨겨진 부실이 있다는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블랙록의 한 사모신용 펀드가 일부 투자자산 가치를 하향 조정한 데다, 인공지능(AI) 확산이 일부 차입 기업의 사업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며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된 상태다. 다만 업계 전반적으로는 여전히 순유입 자금이 이어지고 있어 구조적 성장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루아울은 OBDC II 외에도 ‘테크놀로지 인컴’ 펀드 등에서 순환매 압력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끄러면서 추가 자산 매각과 대출 상환 등을 통해 투자자 자금을 단계적으로 환원하겠다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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