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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뒤에 숨은 절규…청소년 마음 읽을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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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 기자I 2025.10.09 15:25:56

올 상반기 자살 청소년 101명…90%는 검사서 `정상`
검사 실효성 떨어지고, 상담교사 인력도 태부족
전문가 "정서·행동 지원 전문교사 확충 필요"

[이데일리 김현재 수습기자 방보경 기자] 사회의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위기 상황에 놓여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이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원할 실질적인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기 학생을 분류할 시스템의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고 상담인력도 턱없이 부족해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문가들은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사진= 게티이미지)
9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스로 생을 마감한 청소년은 101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된 학생은 10.9%에 그쳤다. 교육청에서는 초, 중, 고 진학 단계마다 이 검사를 통해 위기 학생들을 분류해내도록 하고 있으나 실상 학생들 10명 중 9명이 학교의 안전망 밖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검사가 사실상 학교에서 위기 학생을 구분해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임에도 자기 보고식 구조 탓에 학생이 자신의 상태를 숨기면 실질적인 파악이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검사 문항에는 “일부러 다친 적이 있다”, “내가 죽으면 상황이 나아질 것 같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등 자기보고형 질문이 많다.

경기 부천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상담전문교사로 근무하는 김모씨는 “고등학생 정도만 돼도 자신의 상황을 말하고 싶지 않으면 체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살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가질 만한 고민을 물어보는 질문이나 우회 질문이 들어가서 교차 검증을 해야 하는데, 해당 검사에는 비슷한 문항이 많이 들어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마저도 검사 주기가 3년으로 길어 학생들의 상황을 제때 파악하기도 어렵다. 결국 학생들의 위기 신호는 상담교사들의 눈과 귀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담교사 1명이 수백명의 학생을 담당하며 행정업무까지 떠안고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한 학교의 전문상담교사 정유선씨는 “이미 다른 상담이 계속 밀려 있다 보니 10회기 이상의 장기 상담은 여유를 내기가 어렵다”면서 “20시간 상담도 부족하다고 느끼는 친구들이 많은데, 시간에 쫓겨 종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맞춤형 정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지금의 검사 방식은 위기학생을 분류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어 보인다”며 “우선은 아이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교사들이 위기학생들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전문성을 가진 정서·행동 지원 전문교사를 확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현주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자살 고위험군 청소년의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자살 위험성이 높아 범부처적 대응이 요구된다”면서 “주무 부서인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긴밀히 연계해 청소년 맞춤 자살예방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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