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액화수소 탱크 관련 국제 선급 승인을 연이어 획득했다. 최근 로이드선급(LR) 등 국제선급협회(IACS) 소속 4개 선급으로부터 ‘액화수소 탱크의 진공단열 기술에 대한 기본승인(AIP)’을 획득했으며 지난달 노르웨이 선급으로부터 용접 절차 승인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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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는 대표적인 미래 청정 에너지원이다. 지구상에 풍부하게 존재하면서도 연소 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수소 에너지 상용화는 탄소중립의 마지막 단계로 여겨진다.
수소 수요가 늘면서 대규모 운송이 가능한 수소 운반선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기술 부족으로 선박용 대형 액화수소 저장 탱크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보다 9배 이상 높은 액화수소 증발률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탱크 내 단열 공간을 진공상태로 만들어야 하는데 현재 기술로는 진공상태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돼 탱크를 대형화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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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단열 기술 독자 개발에도 성공했다. HD한국조선해양이 새롭게 개발한 진공단열 기술을 적용하면 선박 운항 중에도 영하 253℃의 극저온 환경에서 액화수소 탱크의 단열 공간을 진공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 다량의 액화수소를 손실 없이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다.
◇탄소배출 ‘0’…친환경 선박 시대 핵심 동력원 부상
안전하게 수소를 운송할 수 있는 선박 기술뿐 아니라 수소를 동력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연료로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성하는 발전 장치를 말한다. 일반 화학전지와 달리 유해물질 배출이 없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해운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2050년까지 200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환경규제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선·해운업계는 LNG, 암모니아, 메탄올 등 대안적인 에너지원을 선박 운용에 적용하려는 추세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해 수소연료전지 전문회사인 HD하이드로젠을 설립한 데 이어 연료전지 시스템 분야 기업인 컨비온을 인수했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한화오션(042660)은 그룹 내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공동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기술과 한화오션의 해양 분야 노하우를 더해 ‘무(無)탄소 선박 솔루션’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삼성중공업(010140)도 수소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영국 선급 로이드사에서 멤브레인형 액화 수소 화물창과 16만㎥급 액화 수소 운반선 개념설계에 대한 기본 인증을 받았다. 2022년에는 액화수소 연료전지 선박 추진 시스템 개발에 성공, 노르웨이 선급으로부터 기본 인증을 받는 데 성공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등은 수소연료전지와 수전해 시장 규모가 2023년 2조5000억원에서 매년 평균 30%씩 성장해 2030년 17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선박용 수소연료전지 사용이 본격화하고 수전해 기술이 상용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2040년에는 시장 규모가 55조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