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민족문제연구소, 한일회담에 유감 표명…"역사정의 외면"

이재은 기자I 2025.08.24 17:27:07

24일 성명 내고 "합의문에 ''과거직시'' 전제 실종"
"신뢰 형성 방해한 일본의 부당한 역사 언급 없어"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한일 정상회담 공동 발표문에 과거사에 대한 내용이 빠진 것을 두고 시민단체들이 “실용외교라는 명분에 역사 정의가 가려졌다”고 지적했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경제, 안보, 인적 교류 등을 강조하면서 양국 간 셔틀외교 복원, 협의체 출범 등을 합의했지만 가장 중요한 역사 문제는 언급조차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일제의 식민지·전쟁 범죄 확인과 피해자들이 30년 이상 투쟁해 쟁취한 법적 배상의 정당한 권리 확인 또한 없었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 2조에 따른 양국 간 이견에 대한 해법도 제시되지 않았다”며 “‘미래지향적’이라는 단어가 세 번이나 들어가 있는 합의문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몇 차례 강조했던 ‘과거 직시’라는 전제 자체가 실종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급변하는 국제사회 속에 ‘한일,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하고 ‘양국 간 유대와 신뢰’를 강조했지만, 유대와 신뢰 형성을 근본적으로 방해해 온 일본 정부의 부당한 역사와 피해자 인권침해 문제는 어디에도 없었다”며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정의연은 “가해국이 불법성을 인정하지도 배상책임을 지지도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피해국을 비방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데 ‘양국 국민 간 진정한 신뢰를 쌓아가는’ ‘새로운 여정의 시작’은 어떻게 가능한가”라며 “강제동원, 일본군성노예제, 민간인 학살 등으로 억울하게 희생당한 영령들이 지금도 구천을 떠돌고 있다.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가 무시된 채 어떻게 미래지향적 관계가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민족문제연구소도 이날 낸 성명에서 “역사 정의를 외면한 이번 한일정상회담의 결과에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강력한 유감을 밝힌다”며 “한국과 일본 사이에 엄연히 존재하는 역사정의의 문제를 지금 외면하고 봉인한다고 해서 결코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일본 전범기업과 일본 정부는 한국 사법부의 판결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2018년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을 무력화를 시도하여 반헌법적인 제3자 변제를 추진하다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 그런데 이렇듯 한국의 사법주권을 무시하는 일본 정부와 일본 전범 기업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이미 사법부의 판결로 파탄이 난 ‘65년 체제’를 답습하려는 한국 정부의 인식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을 향해 역사를 봉인하고 미래지향을 선언한다고 일본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 역사 정의의 문제를 외면한다고 결코 이 문제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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