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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패스트 무비의 위법성이 명백한 경우가 대부분임에도, 국내 콘텐츠 업계는 이러한 패스트 무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는 데에 소극적이다. 패스트 무비를 통한 홍보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패스트 무비가 영화의 흥미를 유발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일부 제작사들은 이를 일종의 비공식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영화의 예고편과 유사하게, 소비자들이 패스트 무비를 통해 영화를 접한 후 극장에서 직접 관람하거나, 정식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법적 조치를 지나치게 강하게 취할 경우, 오히려 일반 대중으로부터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패스트 무비에 대해 현재 영화 제작사 및 투자사가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주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관행이 계속될지의 여부는 미지수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패스트 무비가 영화 홍보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거나, 스포일러 문제 또는 관객 유입 감소 등의 위험 요소가 있다고 판단된다면, 업계의 대응 기조는 당연히 변할 수밖에 없다. 이미 영화 산업의 글로벌화가 정착된 만큼, 다른 국가들에서 패스트 무비에 대한 강경 대응이 점차 보편화된다면, 우리나라 역시 그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즉, 해외에서 패스트 무비에 대한 강화된 법적 제재가 업계의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국내 업계 역시 기존의 소극적 대응을 유지하기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2022년경 도호(東寶), 쇼치쿠(松竹), 도에이(東映) 등의 대형 영화 제작사들 및 TV 방송국을 포함한 13개 회사가 패스트 무비를 무단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한 3인에 대하여 총 5억엔(약 4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데에 대해 청구금액 전액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참고로, 당시 영화 제작사들은 피해 총액을 20억엔으로 산정했는데, 이 중 일부 청구로서 5억엔의 지급을 청구했고 이것이 전부 인용된 것이므로, 추후 나머지 금원에 대하여도 손해배상 청구를 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특히 위 패스트 무비 제작자들은 위와 같은 민사상 손해배상 지급 판결에 앞서 2021년 동일한 사안에 대해 저작권법 위반으로 집행유예의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다.
현재 국가별로, 그리고 콘텐츠 제작사마다 패스트 무비에 대한 대응 방식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향후 시장 환경의 변화와 글로벌 규제 흐름에 따라 국내 콘텐츠 업계 역시 적극적인 대응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오늘날 패스트 무비는 영화를 홍보하는 긍정적인 기능과 영화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위법의 경계 사이에 존재하고 있다. 다만, 향후 영화 제작사와 투자자들의 대응 방향에 따라서는, 이들이 형사 처벌을 받게 되거나 손해배상 책임을 질 위험이 크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 패스트 무비를 단순한 홍보 수단으로 두고 볼 것인지, 법적 조치를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장현지 변호사 △일본 와세다대 국제교양학부 △영국 옥스퍼드대 미술사 석사 △대림문화재단 대림미술관/디뮤지엄 큐레이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변호사시험 11회 △(현)법무법인 디엘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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