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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군의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은 장애인 개인예산제였다. 이전에는 주로 언어치료실을 다녔다. 30~40분에 5만~8만원인 치료비는 오롯이 가족 몫이었다. 다른 치료를 늘리고 싶어도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져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러다 개인예산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할 기회가 생겼다.
장애인 개인예산제는 기존 복지서비스 이용권(바우처)의 최대 20%를 개인예산으로 전환해 장애인이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도록 하는 제도다. 올해는 전국 33개 시군구에서 960명을 대상으로 3차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남 나주에서는 올해 20명이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지난해에 이어 참여한 박군은 활동지원급여의 20%를 전환해 월 54만원의 개인예산을 확보했다. 어머니 남씨는 피아노를 가르쳤지만 박군의 거부로 중단했고 수영은 장애아동을 받아주는 곳이 없어 포기했다.
축구교실 코치를 설득해 정규 수업이 없는 날 한 시간씩 수업을 받게 했다. 박군 한 명으로 시작한 수업은 같은 학교 특수학급 아이들까지 참여하는 장애아동 축구교실로 확대됐다.
개인예산제로 선택의 폭은 넓어졌지만 이용할 서비스가 부족하고 복잡한 절차는 아직 걸림돌로 꼽힌다.
자폐성 발달장애인 예진씨(24)의 어머니 문영희(53) 씨는 월 30만원가량의 개인예산으로 딸에게 미술 재료와 책을 사주고 심리치료를 받게 하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을 받아주는 학원이나 공방을 찾기 어려운 데다 이용계획 작성부터 결제·증빙까지 가족이 도맡아야 한다.
문씨는 “내가 모르면 할 수가 없다. 사용하라고 해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시각장애인 사이클 선수 남태공 씨도 개인예산으로 선수용 헬멧 등을 구입했지만 사용 가능한 품목이 제한적이고 비용을 먼저 지불한 뒤 정산받아야 하는 절차가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부는 개인예산제의 사용 비율과 사용처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활동지원급여의 최대 20%까지 전환할 수 있는 비율을 높이고 이용계획 수립을 돕는 코디네이터와 결제·증빙 절차를 간소화할 전용카드 도입도 추진한다. 다만 확대 폭과 시행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현수엽 복지부 1차관은 “장애인마다 필요한 서비스가 다른 만큼 당사자가 자신의 생활에 맞는 지원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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