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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또 헤즈볼라 공습 `확전 위기`…국가 신용등급 하향

박기주 기자I 2024.09.28 10:13:56

이스라엘 "헤즈볼라 지휘 본부 공습"
헤즈볼라, 보복 공격 나서며 확전 가능성 ↑
무디스, 이스라엘 신용등급 A2→Baa1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이스라엘이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습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동 지역 확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지휘 본부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사진= 로히터)
27일(현지시간) 현지 보도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의 주거용 건물 아래에 있는 헤즈볼라 지휘 본부를 정밀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는 헤즈볼라의 보안구역 안에 있지만 아래에 헤즈볼라 본부가 있다는 건 알려지지 않았던 사항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은 헤즈볼라의 수장 나스랄라를 제거하는 게 이스라엘군의 목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 폭격으로 헤즈볼라의 미사일 부대 지휘관인 무함마드 알리 이스마일 등을 제거했다고 했다. 다만 나스랄라가 이날 헤즈볼라 본부 내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고, 생사 역시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후 얼마 뒤 벌어졌다. 이 공습으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의 맹폭을 받은 헤즈볼라는 즉각 보복에 나섰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도시 사페드를 겨냥해 로켓을 발사하면서 이는 “레바논과 국민을 지키고 이스라엘의 도시와 마을, 민간인에 대한 야만적 위반 행위에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28일 새벽에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지역의 헤즈볼라 테러 조직 소유 무기를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추가 폭격에 나섰다.

확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이란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팀으로부터 여러 차례 중동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억제력 강화, 미군 보호, 미국의 전략목표 지원을 위해 (상황을) 평가하고 필요에 따라 역내 미군 태세를 조정하라”고 지시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는(이번 공습은) 이스라엘 정권의 테러리스트적 본성을 또 다시 보여줬다”고 규탄했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무디스는 이스라엘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두 계단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가 이스라엘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로, 지난 2월 A1에서 A2로 하향 조정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무디스는 “지정학적 위험이 매우 높은 수준까지 상당히 심해졌다. (이는) 이스라엘의 신용도에 있어서 장·단기적으로 모두 실질적인 부정적 결과를 가져온다”며 “더 장기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무력 충돌로 인해 이스라엘 경제가 앞선 전망보다 더 지속적으로 약화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과도하고 부당한 조치”라고 반발했다. 이스라엘 재무부의 얄리 로텐버그 회계관은 “등급 조정의 정도가 이스라엘 경제의 재정 및 거시경제 데이터와 맞지 않는다”면서 “여러 전선에서의 전쟁이 이스라엘 경제에 그 대가를 요구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신용평가사의 결정에는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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