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이데일리가 방문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는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시민의 행렬이 이어졌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온 어린 손녀부터 친구들과 절을 찾아온 대학생들까지, 남녀노소 가슴에 연꽃 장식을 달고, 두 손을 모아 내일을 위해 합장했다. 사찰을 처음 방문한 이소민(20·서울 성북구)씨는 “힘들 때 마음을 다스릴 수 있어서 친구들도 절에 오는 것 같다”며 “(저도) 원래 불교를 자주 찾지는 않았지만 이런 점 때문에 템플스테이를 많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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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불교계는 화합과 협치의 메시지를 강조했다. 담화 조계사 주지 스님은 “부처님은 화합을 깨는 것이 가장 큰 죄라고 말씀하셨다”며 “오늘 우리는 각자 마음의 등불을 밝혀 부처님의 가르침을 명심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로 자비심으로 화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붕축식에선 젊은 층과 외국인의 발길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대학생 이영백(23·경남 하동군)씨는 “부모님과 쌍계사에 자주 갔고 전역한 지 얼마 안됐는데 신병들도 불교를 좋아해 오늘 오게 됐다”며 “가족들 모두 건강하고 하는 일이 잘 풀리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30대 조카를 이끌고 온 김선화(58)씨도 “조카가 코로나19에 걸리고 나서 건강이 안 좋아졌는데 아픈지 딱 2년이 된 날 예쁜 조계사를 보여주려고 왔다”며 “조카가 오늘 본인이 제일 행복한 사람이라고 해서 나도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벨기에서 가족과 여행을 온 요하임(joachim·39)씨는 “내일 출국하기 전 이곳을 찾아왔다”며 “가톨릭 신자이지만 평소에 불교가 만물을 연결해준다고 느꼈고 좋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 딸들과 왔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서 온 오로라(Aurora·23)씨는 “어제 한국인 친구와 왔는데 절이 예뻐서 오늘 이탈리아 친구를 데려왔다”며 “행사장이 정말 아름답다”고 했다.
정원형(32) 조계사청년회연수원장은 “최근 외국인과 젊은 층의 발길이 늘면서 더 밝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며 “외국인들은 아직 불교를 잘 모를 수 있지만 이곳에서 행사를 함께 즐기고, 불교를 알릴 수 있는 기회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