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오너3세 경영 본격화…"미래먹거리 발굴 주력"

오희나 기자I 2025.11.23 16:07:33

식품업계 올해 인사 키워드 '세대교체'·'글로벌' 등
'오너3세' 이선호 CJ미래기획그룹장, 미래먹거리 챙긴다
농심·삼양·SPC 등도 오너 3세 경영 체제 구축
"신사업·글로벌 전략 성과 입증…승계 명분 마련 기회"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올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오너 3세들을 경영 전면에 배치했다, 전세계적으로 K푸드 열풍이 거센 가운데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의 체질 개선과 미래 먹거리 선점을 가속화한다는 복안이다.

왼쪽부터 이선호 CJ그룹 미래기획실장, 신상열 농심 부사장,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무 (사진=각사)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인사 키워드는 ‘세대교체’와 ‘글로벌’이다. 내수 정체로 인한 글로벌 전환 가속화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식품기업들이 오너 3세들을 요직에 전진 배치하고 있다.

CJ그룹은 조직을 개편해 ‘미래기획그룹’을 신설하고,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을 초대 그룹장으로 앉혔다. 미래기획그룹은 기존 미래기획실과 DT(디지털전환) 추진실을 통합한 조직이다. 이 실장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글로벌 전략·디지털 전환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이선호 그룹장은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을 지내며 글로벌 식품 포트폴리오 확장과 신사업 모델 육성을 주도해 왔다. 지난 9월엔 지주사인 CJ로 6년 만에 복귀해 그룹의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농심은 오너 3세인 신상열 전무를 1년만에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3세 경영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상열 부사장은 신동원 회장의 장남으로 2019년 농심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입사 1년 만에 대리로, 이후 경영기획팀 부장·구매담당 상무 등을 거쳐 지난해 전무에 오르기까지 ‘초고속 승진 코스’를 밟았다. 그는 지난해 신설된 미래사업실을 직접 이끌며 신사업 발굴, 글로벌 전략, 투자·인수합병(M&A) 등 농심의 미래 방향을 총괄했다. 신 부사장의 승진은 글로벌 신사업 프로젝트와 비전 2030사업 확장을 총괄해 온 실적을 인정받은 결과다. 비전 2030은 7대 핵심 국가에서 면류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스낵 사업을 제2의 핵심 사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7조 3000억원, 영업이익률 10% 달성을 목표로 하고, 해외 매출 비중을 61%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신 부사장의 승진은 내실을 다지고 비전 2030 실현을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나가기 위한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양식품은 최근 전병우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며 해외 사업과 신사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겼다. 전 전무는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이다. 전 전무는 해외사업본부에 입사한 뒤, 중국 자싱공장 설립을 주도하고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마케팅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이끌어낸 실적을 인정받았다. 삼양식품은 전 전무에게 향후 글로벌 시장 확장과 신사업 투자 전략을 맡기며, 그룹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구축하도록 역할을 부여했다.

왼쪽부터 SPC 허진수 부회장, 허희수 사장 (사진=SPC그룹)
SPC그룹 역시 최근 임원 인사를 통해 허영인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허진수 사장을 부회장으로, 차남 허희수 부사장을 사장으로 각각 승진시켰다. 허 부회장은 파리바게뜨 글로벌BU를 총괄하며 해외사업 확장을 책임져 왔고, 그룹 쇄신 기구인 ‘SPC 변화와 혁신 추진단’ 의장을 맡아 안전·품질 체계 개편도 지휘했다. 허희수 사장은 배스킨라빈스·던킨의 제품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주도했다.

주요 식품사 오너가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된 배경은 회사의 미래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내수 침체, 고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내실만 다져서는 실적 방어에 성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K푸드 열풍이 거센 가운데 글로벌 공략과 미래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오너가 3세들이 신사업·글로벌 전략에서 경영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초고속 승계 논란을 딛고 경영성과를 입증하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은 성공할 경우 승계의 명분을 확실히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며 “오너 3세의 경영 성과가 각 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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