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쌍용자동차의 뉴 스타일 코란도 C는 티볼리와 G4 렉스턴의 등장으로 인해 다소 뒷전으로 밀린 ‘쌍용차의 주력 모델이었던 존재’였다. 하지만 코란도라는 이름과 그리고 현재의 코란도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쌍용차가 지켜왔던 자존심은 여전히 지금의 코란도인 ‘뉴 스타일 코란도 C’에 담겨 있다. 2017년 6월, 그렇게 뉴 스타일 코란도 C를 다시 만나게 됐다.
과연 뉴 스타일 코란도 C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새로워졌지만 큰 차이는 없다. 실제 쌍용차 스스로는 뉴 스타일 코란도 C를 5세대 모델로 명명하지만 지난 2011년 데뷔한 4세대 모델과 그 혈통을 함께 한다. 실제 차량의 크기 역시 4,410mm의 전장과 1,830mm의 전폭 그리고 1,715mm(루프랙 포함)의 전고를 비롯해 2,650mm의 휠베이스로 4세대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공차 중량은 4WD, 자동 변속기 기준 1,730kg다.
새로운 얼굴로 변화를 추구하다풀 체인지라고는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받아드리는 만큼 변화의 중심은 바로 외형에 있다. 데뷔 초 간결하면서도 부드러운 도심형 SUV의 감성이 많이 드러난 것에 반해 새로운 뉴 스타일 코란도 C는 다부진 감성이 느껴지는 전면 디자인을 선보이며 측면과 후면 역시 오프로드의 감성을 더한 모습이다.
실제 전면 디자인을 보고 있자면 기존의 코란도 C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고 ‘코란도’의 존재를 알더라도 뉴 스타일 코란도 C를 기존의 코란도와 같은 존재로 생각하기엔 힘들 정도라 할 수 있다. 조금은 억지로 디자인한 모습이지만 당당하고 명료한 전면부를 완성한 점에서 좋은 점수를 주고 싶었다.
다만 측면으로 넘어온다면 이전의 코란도와 다름 없는 모습에 아쉬움이 든다. ‘차라리 이전 세대의 캠리처럼 [풀체인지처럼 보이는 페이스 리프트]에 도전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와는 별개로 이전부터 느낄 수 있던 콤팩트 SUV의 매력적인 프로포션이 그대로 살아 있다는 점과 새로운 디자인의 알로이 휠은 분명 다음에 드는 요소다.
후면 디자인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라이팅 그래픽이 달라진 점과 후면의 클래딩 범퍼의 형상의 변화, 듀얼 타입의 머플러를 적용하며 스포티하고 오프로드를 추구한 강인한 감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로 뉴 스타일 코란도 C는 과거의 코란도 만큼은 아닐지라도 오프로로드에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다.
디테일로 여유를 더한 공간쌍용 뉴 스타일 코란도 C의 가장 큰 아쉬움이 있다면 역시 실내 디자인이 그대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좌우대칭의 비례와 기능과 디자인을 만족시킨 구성까지 보는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무언가 변화’를 바라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우긴 어려움이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신차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콤팩트 이하 급 시장에서 분명 불리한 요인이다.
역동성을 강조한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과 투박하지만 대시보드에 적용된 톡특한 패턴과 도어 트림에 적용된 카본 패털으로 시각적인 재미를 더해 아쉬움을 다소 달랠 수 있었다. 센터페시아 상단의 7인치 디스플레이는 브랜드 전용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은 여전히 없지만, 다양한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고 인피니티 사운드 시스템이 옵션으로 마련되었다.
공간은 사실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싱글 라이프는 물론, 패밀리카 그리고 아웃도어 라이프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역량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1열 공간의 경우 체격이 큰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큰 불편함이 없다. 다만 기자 입장에서는 시트 높이가 조금 낮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리고 2열 공간은 탑승자에게 만족감을 주기 무척 좋은 편이다. 기본적인 공간에서도 준수한 편이지만 시트의 리클라이닝 기능이 무척 우수해 장거리 주행에서 편안한 자세를 구현할 수 있고, 2열 플로어가 평평하게 디자인되어 짐을 두거나 다리가 긴 사람이라도 편하게 앉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이 부분은 타 브랜드에서도 배웠으면 하는 부분이다.
한편 적재 공간에서도 메리트가 더해졌다. 사실 코란도 C의 트렁크는 486L로 패밀리카로는 다소 부족하다 느낄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60:40 폴딩 기능과 시트 다이브 폴딩 기능이 더해진 뉴 스타일 코란도 C에서는 보다 높은 만족감을 느낄 수 있어 보인다. 물론 이를 통해 장을 보거나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다.
보닛 아래 자리한 2.2L LET 엔진뉴 스타일 코란도 C의 보닛 아래에는 최근 쌍용차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LET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다만 유로6 규제를 충족하기 위한 2.2L 모델이 탑재되는 점은 아쉽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이 엔진은 최고 178마력과 1,400RPM부터 2,800RPM에서 40.8kg.m의 토크를 낸다. 여기에 아이신에서 공급하는 6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4WD, 자동변속기 기준 11.8km/L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
변화에 즐길 수 있는 뉴 스타일 코란도 C기자의 친한 지인인 레이싱 모델 정주희가 뉴 스타일 코란도 C의 앞모습을 보고는 “이게 코란도라고?”라고 되물었다. 그 이야기에‘전면 디자인 빼고 코란도 그대로 인데 다르게 느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누군가는 느낄 변화’가 적용된 뉴 스타일 코란도 C의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가장 먼저 다루기 좋게 디자인된 스티어링 휠이 시선을 끈다. 그립감도 좋은 편이고 확실히 조향 시 만족감이 높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티볼리를 닮은 새로운 계기판은 조작이 다소 어렵다는 점 빼고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느껴진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디젤 엔진을 깨우면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전해진다.
기어 쉬프트 레버를 옮기고 엑셀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분명 빨라지긴 했지만 디젤 엔진 특유의 반 템포 늦은 가속 반응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움직임은 무척 만족스럽다. 그도 그럴 것이 뉴 스타일 코란도 C는 체급 대비 출력이 높은 2.2L 엔진일 탑재하고 있는 덕인데, 덕분에 가속 상황이나 오르막 구간에서 힘차게 달리는 모습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발진부터 가속, 고속 주행까지 넉넉한 출력과 견고한 차체 덕에 거침없이 달리는 코란도 C에 괜스레 창문을 열고, 오디오의 볼륨을 높이게 된다. 풍절음이나 고속 정숙성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어쩌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 그리고 경쾌함의 조화야 말로 뉴 스타일 코란도 C가 코란도 다운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조향에 대한 반응은 기본적으로 그 무게감이나 조향에 따른 움직임이나 반응은 가볍게 전해진다. 아무래도 차고가 높아서 급한 코너링 상황에서는 차량 고유의 높이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막상 주행에 있어서는 제법 능숙하고 또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다만, 스티어링 휠이 너무 가벼워서 운전이 서툴 경우 차량이 계속 흔들리는 느낌이 들 우려가 있다.
하체의 반응은 기본적으로 견고한 편이다. 오프로드에 대한 여지를 충분히 남겨둔 코란도다운 세팅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온로드를 달릴 때에는 불편함으로 느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고 또, 자잘한 노면의 충격을 여유롭게 거르지 못한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만난다면 오프로드 타이어가 아님에도 기대 이상으로 경쾌하고 듬직한 존재로 변하는 모습이다.
효율성은 평범한 수준이다. 비슷한 체격을 가진 차량 대비 배기량이 큰 엔진을 탑재하고 또 AWD 시스템을 적용한 만큼 절대적인 효율성 부분에서는 열세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리터 당 20km에 가까운 수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후 1.8L 혹은 2.0L 디젤 엔진이 개발된다면 조금 더 개선될 여지가 충분해 보였다.
좋은 점: 코란도 특유의 탄탄한 주행감각 그리고 오프로드 주행 성능
안좋은 점: 노령 모델이라는 점과 아쉬운 실내 마감
새로운 코란도를 기대하게 하는 존재뉴 스타일 코란도 C는 현재 코란도를 원하는 사람들을 100% 충족시킨다고 확답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코란도를 기대하게 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티볼리에서 보여진 패키징 능력과 G4 렉스턴에 담긴 차량에 대한 기술, 열정 등을 고려한다면 지금의 코란도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코란도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다만, 소비자는 ‘현재의 제품을 구매한다’는 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