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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휴머노이드 스타트업에 뭉칫돈…대기업 생태계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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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빈 기자I 2026.05.03 13:23:56

홀리데이 1500억·위로보틱스 1000억 유치
디든·리얼월드도 후속 투자·실증 확대
양산·상용화 가능성에 초기 자금 몰려
현대차 아틀라스發 부품·AI 기대감 확산

[이데일리 신영빈 기자]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들이 초기 단계부터 1000억원대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며 성장 기반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과거 로봇 투자가 연구개발(R&D)과 시제품 중심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실제 양산 가능성과 산업 현장 투입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흐름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최근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서 약 1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사실상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유치 이후 기업가치는 약 1조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창업 2년 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기업) 등극을 눈앞에 두게 된 셈이다.

홀리데이로보틱스 휴머노이드 ‘프라이데이’ (사진=홀리데이로보틱스)
홀리데이로보틱스는 수아랩 창업자인 송기영 대표가 2024년 설립한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이다. 첫 모델인 산업용 휴머노이드 ‘프라이데이’를 올해 7월부터 양산 단계에 투입하고, 내년에는 연 1000대 규모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프라이데이는 바퀴 구동 방식 휴머노이드로, 고자유도 로봇 손과 촉각 센서를 결합해 물류·제조 현장의 반복 작업을 겨냥하고 있다.

홀리데이로보틱스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보행보다 ‘손 작업’이다. 회사는 산업 현장에서 실제 경제성을 내려면 걷는 능력보다 잡고, 돌리고, 느끼는 정밀 조작 능력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로봇 손과 촉각 센서, 순응형 팔 구조를 앞세워 기계 조작, 부품 핸들링, 물류 작업 등으로 적용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로봇개발팀 출신들이 2021년 설립한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 위로보틱스에도 대규모 자금이 몰렸다. 위로보틱스는 시리즈B에서 1000억원 규모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목표했던 5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위로보틱스는 보행 보조 웨어러블 로봇 ‘윔’을 상용화한 데 이어 휴머노이드 로봇 ‘알렉스’로 기술 영역을 넓히고 있다.

위로보틱스 휴머노이드 ‘알렉스’ (사진=위로보틱스)
위로보틱스는 올해 CES 2026에서 ‘알렉스’를 전시하고 엔비디아·메타·아마존 등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 휴머노이드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장에서는 일부 기업으로부터 구매 의향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웨어러블 로봇 ‘윔’은 한국을 넘어 유럽·중국·일본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히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 상용화 경험을 바탕으로 휴머노이드 상체·인터랙션 기술까지 확장하는 전략이다.

디든로보틱스도 조선소·선박 운항 등 특수 산업 현장용 보행 로봇을 개발하며 후속 투자 유치를 준비 중이다. 디든로보틱스는 KAIST 휴보랩 출신 공동창업자 4명이 2024년 설립한 로봇 스타트업으로, 사족보행 기반 ‘승월로봇’을 앞세워 조선소 내부 밀폐 공간과 장애물 환경을 공략하고 있다. 시리즈A 라운드에서 약 1000억원 안팎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피지컬AI 기업 리얼월드는 로봇 ‘두뇌’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리얼월드는 누적 600억원 규모 시드 투자를 확보하고, 휴머노이드용 로보틱스 파운데이션 모델(RFM) 실증을 확대하고 있다. CJ대한통운, 롯데 등 전략적 투자자와 함께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를 어떻게 도입할지 설계하는 로봇 전환(RX)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
대기업 주도의 로봇 생태계 확장 기대감도 국내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투자 열기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완성 로봇 기업 중심이던 산업 구조가 부품·AI·센서 생태계로 빠르게 확장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가동 예정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부품 및 인공지능(AI) 기반 로봇 생태계 확장 가능성이 함께 거론된다.

LG이노텍은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함께 아틀라스용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카메라와 3D 센싱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 영역이다. 현대모비스 역시 고성능 액추에이터 개발 협력을 통해 로봇 핵심 부품 시장 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완성 로봇에서 부품 생태계로” 확장

업계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이 본격화될 경우 중소·중견 부품 기업들의 참여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휴머노이드는 구동기, 감속기, 제어기를 비롯해 촉각 센서, 힘·토크 센서, 카메라, 배터리팩 등 다양한 부품이 결합되는 구조다.

특히 제조·물류 현장에서 물체를 집고 공구를 다루는 작업이 요구되면서, 손의 감각을 구현하는 촉각 센서와 정밀 힘 제어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완성 로봇 기업이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하는 경우가 많지만, 양산 규모가 확대되면 외부 전문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로봇 손(핸드), 그리퍼, 관절 모듈, 센서 모듈, 배터리, 제어보드 등 세부 영역에서 국내 부품사의 공급 기회가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로봇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자는 양산 가능성과 산업 현장 적용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경쟁력의 핵심은 완성 로봇 자체보다 센서·구동기·배터리·제어기 등 핵심 부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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