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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6일 원·달러 환율은 강해진 달러 값을 반영하며 위로 방향을 잡을 전망이다.
2008년 9000억달러→2017년 4조5000억달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자산 규모는 불과 9년 새 5배 불어났다. 연방기금(Federal Funds)금리, 즉 정책금리를 0%까지 끌어내리고도 모자라 채권을 사들여 금리를 낮추는 양적완화(QE)를 단행한 결과다.
지난 2015년 말 금리 인상으로 제로(0)금리에서 벗어난 이후 또 다른 긴축 정책이 제기됐다. 바로 양적완화로 급격히 커진 자산 규모를 축소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연준 밖에서 가능성을 제기하는 정도가 대다수였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해 일부 연준 관계자가 발언하긴 했지만 금리 인상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그러던 연준은 간밤 공개한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회의에서 조금 달라진 기류를 보였다. 대차대조표상 채권 자산 처분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며 “올해 하반기부터 자산 재투자 정책에 변화를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연준이 FOMC 의사록을 통해 자산 축소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자신감은 잘 나가는 경제에서 나왔다. 의사록을 보면 FOMC 위원들은 경제가 완전고용에 가까워졌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에 근접해 몇몇 위원이 긴축 속도를 가파르게 하자는 의견도 내놓을 정도였다.
다수 FOMC 위원이 대차대조표 축소가 예측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실시돼야 한다곤 했지만, 연준의 변화는 시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그간 국채 주택저당증권(MBS) 등 보유한 채권 만기가 돌아와도 다시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유지해왔다. 그러면서 장기금리가 하락(채권 값 강세)해 왔다. 자산 축소 실시는 결국 채권금리 상승, 기간 프리미엄 확대 등 되돌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사록에 자산 축소 관련 구체적 방법이나 시점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위험자산 회피(risk-off) 분위기는 조금 더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6~7일(현지시간) 미·중 정상회담, 7일 미국 고용지표 발표 등 잇단 주요 지표 발표 또한 관망세를 키우는 요인이다.
일단 간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되며 뉴욕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자산 축소에 민감한 미국 국채 금리도 10년물 기준 2.34%로 0.02%포인트 떨어졌다(채권 값 상승).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562로 0.02% 상승했다.
발표된 지표는 나쁘지 않았다. 미 노동부의 고용지표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인 3월 ADP민간 고용자 수는 한달 새 26만3000명 늘며 2014년 12월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ISM 서비스업지수는 55.2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아지긴 했지만 기준치 50을 웃돌았다.
역외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화는 약세를 이어갔다. 원·달러 1개월물의 최종 호가는 1128.00원으로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 거래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현물환 종가 1124.40원 대비 3.90원 상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강달러와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를 반영하며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장중 아시아 통화 흐름에 연동돼 상승 폭이 커질 수 있겠지만 이월된 네고물량 등이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