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부터 시작된 유럽연합 탄소규제…韓, 배출정보 보고·비용 지불 이중고
CBAM은 유럽연합(EU)이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세계 최초로 도입한 일종의 탄소 규제입니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높은 6가지 품목을 EU 역내로 수입할 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해서 제출하도록 규제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2021년 7월 EU 집행위원회는 2050년 EU 탄소중립(그린딜) 목표를 달성하고 탄소누출 현장을 방지하기 위해 이를 제한했습니다. 탄소누출은 EU의 엄격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 때문에 기업들이 규제가 느슨한 국가로 생산 활동을 이전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들지 않는 현상입니다. 이를 경계한 유럽의회와 EU 이사회는 2023년 4월 EU 역내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CBAM을 최종 승인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환기간을 거친 뒤 올해 1월부터 본격적인 제도 시행을 개시했죠.
한국 기업은 이제 배출 정보 외에도 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를 구매해 EU에 제출해야 합니다. 수입신고자는 매년 9월 30일까지 해당 연도에 수입한 제품의 내재 배출량에 상응하는 CBAM 인증서와 신고서를 내야 합니다. 이를 따르지 경우 미제출된 인증서 1개당 100유로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CBAM 수입신고자로 승인받지 않은 제3자가 제품을 수입한 경우에는 일반 벌금보다 3~5배에 달하는 높은 수준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베일에 싸인 현대차 비용 산정 변수…높아진 탄소장벽에 수출 동력 꺼질까
CBAM은 제도 설계 초기부터 과도한 행정 부담과 복잡한 규제체계, 세계무역기구(WTO) 규범 위반 우려 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 제도는 아이슬란드와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 스위스, 특수 EU 영토를 제외한 거의 모든 역외국가로부터 EU로 수입되는 대상 품목에 적용됩니다. 제품에 내재된 직·간접 배출량이 규제 대상이며 철강, 알루미늄, 수소는 직접 배출만 적용됩니다. 시멘트와 전력, 비료는 사용된 전력에 내재된 간접 배출도 포함됩니다.
이 포괄적 규제는 국내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CBAM 승인 전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은 1차 금속제품의 수출 비중이 높아 CBAM의 영향을 견딜 여력이 주변 경쟁국보다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CBAM 인증서는 매매와 이월이 불가능해 우리 기업의 입장에서는 관세 부과와 거의 동일한 효과를 가지며, 국내 제조업의 EU 수출이 난항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공개된 기후솔루션의 보고서는 현대차그룹의 CBAM 인증서 비용을 산정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제 EU 공장으로 들어가는 한국산 자동차용 철강은 1톤마다 탄소가격이 붙는데요. 기후솔루션은 그 비용을 산정하는데 필요한 주요 변수들을 기업이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이로 인해 실제 비용이 현대자동차가 2030년 CBAM 관련 예상 비용으로 공시한 약 140만 달러(약 21억원)를 훨씬 웃돌 수 있다고 주장하죠.
CBAM은 올해 막 시행됐기 때문에 이 제도가 한국 기업에게 미칠 영향은 앞으로 더 지켜봐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탄소규제가 국내에 유리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EU의 CBAM 채택이 향후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유사한 제도 채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도 CBAM에 채택된 방식을 적용한 제품 1톤당 표준화된 내재배출량 산정방법론을 이해해야 하고, 국내 산업의 각종 정보가 EU로 넘어가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진단했죠.
첩첩산중 같은 상황이지만, 우리 기업이 CBAM에 잘 적응하면 역으로 수출경쟁력을 높이는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탄소 규제가 한국 기업의 발목을 잡는 변수가 될지 알쓸기잡에서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