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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는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한 불볕더위로 700명 넘게 사망했다. 리사 러포인트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수석 검시관은 “일주일간 이어진 폭염으로 719명이 돌연사했다”며 “일반적으로 발생하던 사망자의 3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최근 40도 넘는 고온에 시달렸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리튼 지역은 지난달 29일 섭씨 49.6도까지 치솟으며 기온이 사흘 연속 캐나다 역사상 최고 기온을 찍었다. 지난해 이 지역의 6월 일평균 최고기온은 16.4도로, 여름철에도 날씨가 선선해 많은 주민이 에어컨 등 냉방용 가전제품이 없어 피해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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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날씨에 산불 진화에 쓰이는 소방헬기 엔진이 과열돼 멈춰 진압작전이 지연되기도 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폭염으로 산불이 발생할 위험이 커졌다며 캠프파이어 금지령을 내렸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지난 1일 “지난 몇 년간 이런 극단적인 유형의 기상 현상을 점점 더 많이 목격했다”며 “이번 폭염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서도 불볕더위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평소 에어컨이 필요없을 정도로 선선한 날씨를 유지하던 미국 북서부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는 폭염으로 각각 95명, 30여명이 사망했다. 이들 지역 병원은 온열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로 코로나19 사태를 방불케 하고 있다. 시애틀의 한 병원에선 온열질환자가 몰려들며 복도에서 환자를 응급치료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북미 서부에 들이닥친 폭염 원인은 열돔 현상이 지적된다. 열돔은 대기권과 성층권 사이에서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질 때 대기권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해 뜨거운 공기를 돔 모양으로 가둬두는 현상을 말한다.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열돔 현상을 부추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기후변화 전문 연구기관인 미국 브레이크스루 연구소의 제케 하우스파더 연구원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1000년 중 1번 오던 폭염이 100년 중 1번꼴로 바뀌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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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태가 발생한 지역에선 7월 평균 강수량이 크게 늘었다. 이곳에선 최근 48시간 동안 315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인근 가나가와현, 지바현 등 태평양 연안 지역에도 이틀동안 최대 400~500mm의 강수량을 기록하는 등 관측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장마전선이 북상하며 폭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6시부터 경찰과 소방당국은 1000명을 투입해 구조 활동을 시작했지만, 5일까지 시간당 40mm에 달하는 비가 올 것으로 예고된 상황이다. 폭우 예보에 추가 산사태 우려가 제기되며 구조 활동이 더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