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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음식 앞에선 하루해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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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I 2007.06.21 10:49:52

출장때마다 음식이 입에 안 맞아 고생한 김 차장

[조선일보 제공] 3달러부터 30달러까지…. 지갑에 남아있는 출장비에 맞춰 마음 내키는 대로, 발길 닿는 대로 아침-점심-저녁을 골라먹자. 원칙은 단 하나, 같은 메뉴를 두 번 먹지 말 것. 그러기엔 싱가포르의 먹거리들이 너무나 푸짐하다. 와글와글한 곳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혹은 비교적 한적한 곳에서 조용히 즐기는 ‘극과 극’의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소개한다.

■ 와글와글, 북적북적이 좋다면 

▲ ‘킬리니 코피티암’ 프렌치 토스트

● 아침: 킬리니 코피티암 코코넛 우유에 계란과 설탕 등을 넣어 만든 잼 ‘카야’를 두꺼운 식빵에 발라 먹는 ‘카야 토스트’는 싱가포르인들의 대표적 간식이다. ‘야쿤 카야’와 함께 싱가포르 ‘카야 토스트’의 쌍벽을 이루고 있는 ‘킬리니 코피티암(Killiney Kopitiam)’으로 갔다. 여유보다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버터를 듬뿍 칠해 구웠는데도 바삭바삭한 ‘브레드 토스트(0.70S달러·1싱가포르 달러=약 600원)’보다 계란을 바른 ‘프렌치 토스트(1.50S달러)’가 덜 달고 더 고소하다. 밀크 커피 1S달러(아이스는 1.40S달러). 지하철 Somerset역 Α출구. 67 Killiney Rd.

※킬리니 코피티암은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쇼핑 거리 ‘오차드 로드(Orchard Rd.)와 가깝다. 5월부터 시작한 대대적인 연례 세일‘그레이트 싱가포르 세일’이 7월 22일까지 진행된다. www.greatsingaporesale.com.sg
 
▲ 맥스웰 로드 푸드 센터

● 점심: 맥스웰 로드 푸드 센터 호커 센터는 큰 소리로 호객행위를 하는 노점상을 뜻하는 ‘호커(hawker)’가 하나 둘 한 곳에 모이면서 형성된 거대한 야외 푸드 코트다. 차이나타운 부근의 호커 센터인 ‘맥스웰 로드 푸드 센터(Maxwell Road Food Center)’로 향했다. 
 
▲ ‘티안티안’의 치킨 라이스

싱가포르의 가장 대중적인 ‘한 끼’인 치킨 라이스, 현지인들은 그 중 ‘티안티안 치킨 라이스(Tian Tian Chicken Rice·10번 매대·1인분 2.50S달러)’를 최고로 친다. 닭 육수에 넣어 지은 밥에 흰 닭고기를 얹어 낸다. 짜장, 칠리소스, 생강소스도 곁들여 나온다. 첫술을 떴을 때는 밍밍한 것이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이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고소한 맛이 제대로 전해지는 어느 순간 와구와구 볶음밥을 해치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싱싱 타피오카 케이크(31번 매대)’에서 파는 ‘타피오카 케이크(3개 1S달러)’도 놓치면 아깝다. 지하철 Chinatown역, South Bridge Rd.-Maxwell Rd. 교차로.

▲ ‘마칸수트라 글루톤 베이’의 해산물 요리

● 저녁: 마칸수트라 글루톤 베이 도시의 북적거림 대신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저녁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마칸수트라 글루톤 베이(Makansutra Glutton Bay)’로 가자. 싱가포르의 새로운 상징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공연장 ‘에스플라나드(Esplanade)’에 있다. 싱가포르 레스토랑을 집대성한 책 ‘마칸수트라’를 만들어 ‘맛의 달인’으로 불리는 KF 시토(Seetoh)가 “전국 길거리 음식의 지존만을 모았다”고 자랑하는 곳이다. 매대 C, 매대 J, 매대 K에서 각각 양고기 사태(satay·말레이시아식 꼬치·10개 6S달러), 싱가포르인들은 ‘소똥’이라 부르는 꼴뚜기 튀김(baby squid·10S달러), 굴 오믈렛(oyster omelet·5S달러)을 시켜 플라스틱 테이블에 가득 차려 놓으니 뿌듯해진다. 생맥주가 없는 것이 아쉽다(병맥주는 판다). 지하철 City Hall역, 1 Esplanade Dr. www.esplanade.com

※‘에스플라나드’에는 공연장뿐 아니라 깔끔한 식당과 카페가 많다. 4층 음악 도서관에는 아주 조용한 카페가 있다.

■ ‘시끄러운 건 못 참아’, 조용하고 우아하게

● 아침: 아 텡스 베이커리
서머셋 몸이 묵으며 소설을 썼던 낭만적인 흰 건물, 바로 래플스 호텔이다. 새벽부터 비가 쏟아지다 반짝하고 갠 맑은 아침, 래플스 호텔(1박 약 670S달러~5500S달러, 6월 20일 기준) ‘아 텡스 베이커리(Ah Teng’s Bakery)’에 갔다. 오래된 시간의 향기가 묻어있는 짙은 색 나무 기둥과 테이블, 흰 커튼이 드리워진 격자무늬 창에 앉아 신선한 오렌지 주스와 블루베리 머핀을 먹다 보면 어느새 엽서 한 장 쓰고 싶어진다. 머핀·크라상·덴마크 패스트리·커피·오렌지 주스를 포함한 아침 세트 메뉴 7.40S달러. 지하철 City Hall역 ?출구, 1 Beach Rd.

▲ 카페 르 카이르의 ‘아라빅 샐러드’

● 점심: 카페 르 카이르(Cafe Le Caire) 중동 스타일 옷감·소품을 파는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모여있는 아랍 스트리트(Arab St.)의 가장 트렌디한 레스토랑으로 꼽힌다. 전혀 다른 스타일의 두 개 매장이 붙어 있는데, 가게를 바라보고 오른쪽은 에어컨 없는 노천 카페고 왼쪽은 분홍 벽에 디자이너 가구와 세련된 소파로 꾸민 라운지 스타일 식당이다. 풀 냄새가 묻어나는 올리브 토마토 오이 피망에 큼직하게 페타 치즈를 썰어 넣은 싱싱한 ‘아라빅 샐러드(arabic salad·5S달러)에 쌉쌀한 예멘 차를 곁들여 먹으니 몸에 찌든 더위가 증발하는 기분이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최고 유행이라는 터키식 물담배(8S달러·한 시간 이상 필 수 있다)가 20여종 준비돼 있다. 지하철 Bugis역, 39 Arab St. www.cafelecaire.com

※걸어서 10분 거리인 ‘부소라 스트리트(Bussora St.)’는 아랍풍 건물 외관을 고운 파스텔로 칠하면서 ‘포토제닉’한 곳으로 급부상 중이다.

● 저녁: 클락 키 ‘인도 쉰’ 싱가포르강은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데 3분. 양 옆으로 늘어져 있는 식당과 카페로 유명하다. ‘클락 키(Clarke Quay)’는 동남아의 도시적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 모여 있는 거리다. 붉은 촛불과 비교적 한가로운 분위기에 이끌려 퓨전식 인도 레스토랑 ‘인도 쉰(Indo Chine)’에 들어갔다. ‘라이스페이퍼 오리 롤(fresh ricepaper duck rolls·16S달러)’은 베이징 스타일로 구운 바삭한 오리 구이에 민트 잎, 망고-생강 소스와 고수를 넣은 후 라이스페이퍼로 싼 전채 요리다. 새우, 오징어, 관자 등이 들어간 ‘캄보디아 스타일 해산물 코코넛 커리(Cambodian seafood in a thick coconut curry·30S달러)’는 해산물 반(半), 커리 반이다. 붉은 중국 등(燈)을 달고 강 위를 떠가는 보트를 보며, 작은 도시국가에서의 여유로운 마지막 밤을 보내기 제격이다. 지하철 Clarke Quay역.

※매주 연재하는 ‘시티 가이드’는 기업체 출장 전문 여행사 BT&I(www. btikorea.com)와 함께 한국인들이 비즈니스를 위해 가장 자주 찾는 외국 도시의 볼거리·먹거리, 쇼핑 정보를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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