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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이전기관·입지 선정 그치지 말고 지역 산업생태계 연계 전략 함께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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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I 2026.04.24 05:20:02

[불 꺼진 혁신도시, 선거 앞 유치전③]
밑그림 없는 이전 논의…“순서 뒤집혔다”
5극 3특 제시했지만 초광역 체계는 미완성
외곽 혁신도시 한계…산업·교육 연계 부족
거점 먼저 설계…공공기관은 전략적 배치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두고 밑그림 없는 이전이 1차 이전으로 만들어진 혁신도시의 한계를 반복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단순한 기관 이전이 아니라 초광역 거점 체계를 먼저 설계하고 그 위에 공공기관을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진=챗GPT로 생성)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이전은 100년 단위 공간 전략 속에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인데 현재는 초광역 구조 설계 없이 이전부터 논의하고 있다”며 “순서가 완전히 뒤집혀 있다”고 말했다.

과거 1차 이전은 혁신도시 중심의 외곽 개발에 치중하면서 공공기관이 지역 산업·교육과 연계되지 못하고 고립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공공기관이 지역 내 일자리와 기업, 대학과 연결되지 못하면서 자족 기능을 갖춘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지역 성장의 동력으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정부는 2차 이전의 밑그림으로 5개 메가시티와 3개 특별광역권(5극 3특)이라는 초광역 체계를 제시했다. 그러나 광역권 간 통합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진전되지 않았고, 초광역 단위의 역할 분담이나 기능 배치 역시 구체화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지자체 간 경쟁은 더욱 격화하고 있다. 각 지역이 공공기관 유치에 나서면서 생존 경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방향 설정 없이 이전이 추진되면 외곽 개발이 반복되고 기존 도심 거점까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마 교수는 “아직 거점 체계 설계 자체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지금처럼 빠르게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결국 무계획 속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5극 3특 체계 안에서 거점의 위계를 먼저 설정하고, 산업 특화 거점을 중심으로 밑그림을 그린 뒤 그 구조에 맞는 공공기관을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거점 중심 접근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먼저 성장 가능성이 있는 도시를 선별해 대·중·소 거점 위계를 설정하고, 공간 구조와 산업 전략을 결합한 뒤 공공기관을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이전은 독립된 사업이 아니라 초광역 거점 도시를 완성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공공기관 이전을 초광역권 통합을 유도하는 인센티브로 활용할 필요도 제기된다. 지자체가 대학·기업과 연계한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광역 단위 협력 체계를 갖출 경우, 이에 맞춰 공공기관을 패키지로 배치해 산업 생태계 형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 이전 논의를 단순한 입지 선정이 아니라 지역 간 협력 구조를 만드는 정책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해외에서는 성장 가능한 강력한 거점을 중심으로 기능을 집중시켜 침체한 지역을 살렸다. 일본은 지난 2023년 3월 역사·문화 자산이 집적된 교토로 문화청을 이전했다. 390명에 달하는 직원이 교토로 옮겨가 문화행정과 현장을 밀착시켰다. 영국은 산업 기반이 탄탄한 맨체스터를 중심으로 광역 거점을 구축해 북부 지역 산업을 재부흥했다. 산업혁명 시대부터 이어진 섬유·의류 산업은 첨단소재 산업으로 전환했고 대학과의 연구개발 협력도 확대했다. 마 교수는 “강력한 산업 생태계와 선호도 높은 지역 설계가 우선한 뒤 이를 중심으로 발전한 사례”라고 말했다.

마 교수는 “국가 전체 산업 지도를 조망할 수 있는 중앙정부가 기능별·산업별로 전략적 배치를 조정해야 한다”며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실제 산업과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는 입지를 중심으로 충분한 숙의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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