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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단순히 전략작물로 전환만을 유도하기보다 지역, 농가 특성 등을 고려한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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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에 편성된 전략작물직불제 예산은 정부안 기준 4196억원으로 올해(2440억원)보다 72% 늘어났다. 논에서 밥쌀용 벼 대신 밀, 콩, 가루쌀, 조사료 등 전략작물을 재배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내년 시행되는 양곡법 시행령 개정안의 후속 대책으로 마련됐다.
양곡법 시행에 따라 쌀 공급과잉 심화 우려가 컸지만, 정부는 이번 개정안은 ‘선제적 관리 강화’에 방점이 있다고 강조해왔다. 기존처럼 쌀이 남으면 사후에 초과 물량을 매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사전에 재배면적을 줄여 재정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전략작물직불제 지원면적을 17만 6000㏊에서 20만 5000㏊로 키우고 지원 품목·단가도 확대했다. 수급조절용 벼가 1㏊당 500만원, 수수·율무·알팔파·메밀 등이 240만∼250만원을 지원한다. 기존 품목 중 하계조사료·옥수수·깨의 단가도 상향된다. 이를 통해 내년 쌀 재배면적을 약 9만ha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내달 품목별 관리 면적 등 운영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쌀값은 오르고 콩값은 떨어져…전략작물 유인↓
문제는 쌀값이 고공행진하며 전략작물직불제가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농식품부는 2023년 전략작물직불제 도입 당시 벼 순수익과 전략작물 순수익 간 차액을 기준으로 직불 단가를 책정한 바 있다.
지급 단가가 낮다는 지적에 내년에는 단가 인상은 물론, 신규 품목(알팔파·수수·율무 등)은 벼 순수익의 110% 수준으로 단가를 설계했다. 하지만 쌀값이 오르면 벼 재배 순수익이 증가해 벼를 재배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 실제 올해도 벼 재배면적은 2만ha 줄어드는데 그치면서 13만t이 과잉생산 됐다. 하지만 지난 15일 기준 산지쌀값은 20kg에 5만 6998원으로 1년 전보다 24.6% 높다.
전략작물 중에서도 과잉 생산 우려가 나오는 점도 문제다. 전환이 쉬운 논콩 등 일부 품목으로 쏠리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논콩 재배 면적은 지난해(2만 2438만ha)보다 46.7% 늘어난 3만 2920ha로, 콩 생산량은 예년 보다 10% 늘어난 17만 2000∼17만 5000t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국산콩 소비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콩 가격 폭락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 농업계 관계자는 “논콩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최근 수익성이 많이 악화된 반면 쌀값은 좋아서 내년에는 쌀 재배로 돌아가겠다는 농가들이 많다”며 “신규 지원 품목도 늘었지만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아 선뜻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감축 목표 달성 못해도, 시장격리 등 대책 기대
이런 상황에서 양곡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쌀 재배면적 감축에는 더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개정안에는 사전 수급관리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과잉이 발생하면 생산자단체가 참여하는 양곡수급관리위원회가 심의한 대책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추진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불가피한 과잉’이라는 문구가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이 기준이 넓게 해석되면 정부의 재배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발동 요건만 충족되면 시장격리 등 사후 대책을 추진하게 돼 재배면적 감축에 동참할 동기가 떨어질 수 있다.
정부는 내년 8월 전까지 발동 요건 등 구체적 시행령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양곡법은 초과 생산량이 평년 대비 3% 이상, 쌀값이 5% 이상 하락하면 정부가 남는 쌀을 사들일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를 참고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생산량 초과 범위를 3~5%, 가격 하락 폭을 5~8% 등으로 설정해, 그 안에서 양곡수급관리위원회가 발동 시점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전략작물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확실한 인센티브와 품목에 대한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임정빈 서울대 농업자원경제학 교수는 “전략작물직불제를 통한 농가 순소득 보장이 관건”이라며 “품목의 경우 정부가 특정하기 보다는 일본처럼 지자체별로 지역 특성에 맞게 지원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