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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장고의 시간, 尹에게 득될까…정치적 해석만 난무

김기덕 기자I 2025.03.23 14:53:59

헌재 심리 100일째 맞았지만 선고 ‘안갯속’
한덕수 탄핵 선고·이재명 2심 변수에 주목
“구속취소로 분위기 바껴” vs “만장일치 인용”

지난 8일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 입구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제공)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탄핵 찬반에 속한 각 진영은 헌재의 숙고 시간이 만장일치 인용 또는 기각·각하 결론으로 이어질 것이란 각자 셈법에 맞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 후반에 윤 대통령의 운명이 결정될 경우 극한 대립 양상인 사회 분열과 갈등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주 후반께 윤 대통령에 대한 헌재 탄핵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날 기준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은 헌재에 접수된지 100일째로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 중 최장 기록을 연일 경신 중이다.

헌재의 심리가 길어지는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당초 헌재가 대통령 탄핵 사건을 우선적으로 집중 심리하겠다며 주 2회 변론기일을 지정하는 등 속도전에 나섰지만, 변론 종결 후 3주가 넘은 현재까지 선고기일도 정하지 못했다.

이런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결정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법원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 논란을 언급한 만큼 윤 대통령 내란죄 재판이 공소기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탄핵 심판의 증거로 형사재판의 진술조사를 채택했던 헌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 탄핵 사건 관련 핵심 증인들의 증언 조작·왜곡 논란, 최재해 감사원장 등 탄핵심판 기각, 대통령경호처 소속 김성훈 차장과 이광호 경호본부장 구속영장 기각 등으로 분위기가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고 주장한다. 헌재 재판관들이 치열한 법리 논쟁 끝에 결국 각하나 기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더 늦어지면 시간은 윤석열의 편”(김용민 의원) 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여당 관계자는 “헌재가 절차적 하자를 인정하는 각하 결정을 내리면 내란죄 삭제 등 잘못된 절차나 심리 등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는 데다 국회에서 또다시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만큼 기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당장 24일로 예정된 한덕수 탄핵심판 선고가 윤 대통령의 사건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12·3 비상계엄에 대한 헌재의 판단이 결정문에 담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은 기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핵심은 비상계엄의 위헌·위법 여부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탄핵 인용과 윤 대통령 파면을 주장하는 측에서는 헌재가 선고 후폭풍을 고려해 결정문을 다듬는 과정이라며 만장일치 인용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요건 위반, 위법적 국무회의, 국회와 선관위 장악 지시, 정치인 체포 지시 중 하나라도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이라고 인정되면 탄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헌재가 만장일치로 인용 결정을 내리지만 일부 소수의견으로 공수처 수사 부분 등 절차적인 문제를 언급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통상 헌재가 탄핵심판 선고 2~3일 전에 청구인과 피청구인 양측에 선고일을 고지했던 점을 감안하면 다음 주 초·중반에는 선고일을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선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일(26일) 등을 감안하면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없애기 위해 그 이후에나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이 선고됐던 금요일에 해당하는 28일이 유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이창수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및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열린 가운데 헌재 재판관들이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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