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첫 보복공격', 이스라엘은 알고 있었다

헤즈볼라가 25일 새벽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자,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에 나섰다. 이스라엘이 공습을 한 남부 레바논 지브킨에서 이스라엘 공습이 발생한 장소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인 헤즈볼라가 25일(현재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첫 보복공격을 개시했지만, 이스라엘이 한발 앞섰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격 직전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카튜샤 다연장 로켓 320발 이상을 발사해 이스라엘 군사시설 11개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은 지난달 헤즈볼라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가 암살된 것에 대한 보복 공격 ‘첫 단계’라고 밝혔다. 헤즈볼라 측은 완전한 복수에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가 공습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점령지 골란고원에서 지난달 발생한 미사일 공격으로 12명의 청소년이 사망한 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슈크르를 암살하면서 양측 간 긴장은 지속돼 왔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습이 이뤄지기 전 레바논 남부를 중심으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며칠 전부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미사일과 로켓을 발사할 준비를 하는 것을 감지한 상태였다. 이스라엘은 약 100대의 전투기를 파견해 헤즈볼라 로켓발사대 수 천 대를 동시 공격했다.

공습이 감지되자 이스라엘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공항도 중지시켰다. 다만 벤구리온 공항은 오전 7시부터 운항이 정상 재개됐다. 이스라엘은 또 집회를 제한하는 민방위 지시를 내렸지만, 사람들이 공습 대피소에 신속히 도착할 수 있는 한 출근하는 것을 허가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스라엘 측 피해는 미비하다. 헤즈볼라가 쏜 미사일은 대부분 아이언 돔에 의해 격추된 것으로 보인다. 더타임스오프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로켓이 갈릴레아 서부의 마노트 지역의 닭장을 타격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 아크레에서 한 여성이 파편을 맞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헤즈볼라는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갈릴레아를 향해 카튜샤 다연장 로켓 320발을 쐈다. (사진=국경없는 이스라엘 엑스 계정)

IDF는 당초 헤즈볼라가 텔아비브가 있는 이스라엘 중부를 향해 로켓을 발사할 생각이었지만,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계획을 변경해 이스라엘 북부를 중점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피해가 미비했던 것과 달리 레바논 남부는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국영통신은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이 “가장 폭력적”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최소 2명이 부상을 입었고 이 중 1명은 중태이며 전기·수도망 등 지역 인프라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레바논 국영통신은 또 폭탄이 차량에 떨어지면서 남부 레바논 한 마을에서 한 사람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레바논 소식통을 인용해, 레바논 남부 여러 마을에 최소 40회의 이스라엘 공습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무 장관은 “이스라엘이 전면전을 원하지 않지만, 지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 시민에 대한 임박한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정밀 타격을 가했다”며 “우리는 베이루트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으며 우리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내각을 소집했다.

로이드 J.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공격에 앞서, 지난 24일 밤 갈란트 장관과 통화해 이스라엘의 방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미국이 이란과 지역 파트너 및 대리인의 이스라엘을 향한 모든 공격에 대한 확실한 방어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