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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을 맞은 워시 연준 의장은 처음 참석한 잭슨홀 미팅에서 시장에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연설의 전반적인 기조만으로도 시장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워시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스스로의 통화정책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끝났다고 선언하려면 물가가 목표치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하게 확인돼야 할 뿐 아니라, 그 속도 역시 충분히 빨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중앙은행에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를 매파적 발언으로 받아들였다. CME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하루 전 35.4%에서 55.7%로 급등했다.
이 같은 반응은 레버리지 포지션 전반으로 확산했다.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워시 의장의 연설 전후 24시간 동안 가상자산 시장에서 약 4억8100만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 가운데 3억6000만달러 이상이 가격 하락에 역방향으로 베팅했던 롱 포지션이었다.
다만 기술적으로 보면 이번 조정은 추세 반전이라기보다는 상승분을 소화하는 과정에 더 가깝다. 상대강도지수(RSI)는 현재 69.7 수준으로, 화요일 가격이 고점에서 밀리기 직전 기록했던 80 이상의 과매수 수준에서 상당히 내려왔다. 평균방향성지수(ADX)는 약 39.5를 기록하고 있어 상승 추세가 무너졌다기보다는 여전히 강한 추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는 펀더멘털도 여전히 유효하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수요일까지 8거래일 연속 총 28억달러의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순유입 기록이다.
이 같은 수요 증가의 배경에는 미국 재무부의 발표가 있다. 재무부는 9월 9일부터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두 배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수요가 부진했던 장기 국채 시장을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장기 국채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는 이달 비트코인이 약 6만2000달러에서 8만달러까지 상승하는 데 힘을 보탠 이른바 ‘화폐가치 희석(debasement) 트레이드’를 다시 부활시켰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워시 의장이 포워드 가이던스를 폐기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투자자들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까지 명확한 정책 신호를 얻기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은 그 사이 발표되는 모든 인플레이션 지표와 관련 뉴스에 따라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3.7% 상승하고 있다.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의 거의 두 배에 해당한다. 워시 의장은 물가가 언제 목표 수준으로 돌아올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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