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은 지난달 31일 서울 논현동 고려아연(010130) 본사에서 켐코와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합작법인 이름은 ‘한국전구체주식회사’이며 켐코와 LG화학이 지분을 각각 51%, 49% 나눠갖는다.
전구체는 배터리 제조원가 4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원료다. 니켈과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 등을 결합해 만들어지며 양극재 재료비 내 비중이 70%에 달한다.
한국전구체는 울산시 온산산업단지에 LG화학이 집중 육성하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전구체 전용 라인을 구축한다. 총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2만톤(t) 규모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만든 전구체는 LG화학 청주 양극재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며 다음달 착공해 2024년 2분기부터 제품 양산하겠다는 목표다. 2025년 예상 매출액은 4000억원 수준이다.
한국전구체는 켐코가 생산해 공급하는 금속뿐 아니라 폐기물인 스크랩(scrap)과 폐배터리에서 추출한 재활용 금속을 활용해 전구체를 만든다. 특히 한국전구체의 재활용 공정은 건식·습식을 결합해 종전보다 금속 회수율을 높일 방침이다. 유해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친환경 공정도 적용한다.
이번 합작으로 LG화학은 재활용 역량을 확보했을 뿐 아니라 높은 품질의 황산니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켐코 역시 국내 시장에서의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하며 배터리 소재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켐코는 황산니켈의 연간 생산능력이 8만t으로 세계 선두 수준이며 그 모회사인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바탕으로 니켈을 비롯한 배터리 핵심 원재료를 추출하는 전문 기술을 보유했다.
신학철 LG화학 최고경영자(CEO·부회장)는 “이번 합작은 세계 최고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을 강화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과감한 투자와 협업으로 친환경 배터리 소재 사업의 멈춤 없는 성장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내현 켐코 대표는 “원자재는 전세계적인 화두임에도 불구하고 켐코가 확보한 니켈은 그간 해외로 수출할 수밖에 없었다”며 “세계 최고의 금속 정련 능력을 바탕으로 한국 배터리 산업의 빈 고리인 전구체 국산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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