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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보직 기간' 채운 이두봉 대전지검장 유임 왜?

이연호 기자I 2021.02.07 14:38:36

'월성 원전' 수사 마무리 단계…교체 시 '수사 방해' 논란
'尹 최측근' 이두봉 유임, 이성윤 유임 반대급부 활용 분석
尹, 朴 장관 명경 의혹도 대전지검 배당 승부수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7일 취임 후 첫 검찰 간부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이두봉 대전지검장의 유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지검장은 필수 보직 기간인 1년을 채워 인사 대상자로 거론됐으나 박 장관이 유임을 택하면서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는 차질 없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 전망이다.

박범계(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사진=연합뉴스)
법무부는 7일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등 대검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오는 9일 자로 단행했다. 이날 법무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따르면,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그대로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박 장관의 첫 검찰 간부 인사인 이번 인사에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등 친(親)추미애 인사 이동 여부 등과 더불어 이 지검장의 인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 지검장은 대표적 정권 수사인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수사가 대전지검 형사5부에서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 수사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더욱이 수사가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이 지검장을 교체할 경우 자칫 정권 차원의 수사 방해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지검장 교체 여부에 더욱 이목이 모아졌다.

이와 관련 오세용 대전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8일 백운규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지난 4일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는 백 전 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백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검찰은 백 전 장관의 범죄 사실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고 ‘윗선’에 대한 직접 조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최종 수사 대상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현 한국가스공사 사장)이다. 앞서 감사원은 원전 조기폐쇄 방안이 청와대에서 나온 정황을 포착했다. 이에 검찰은 채 전 비서관을 불러 이 같은 감사 결과에 대한 사실 여부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성윤 지검장 유임을 위한 반대급부로 이두봉 지검장 유임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현재 진행 중인 주요 현안사건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 대전지검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검사장을 유임시켜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의 안착과 업무의 연속성을 아울러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이두봉 지검장은 윤 총장의 최측근 중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박 장관은 이번 첫 검찰 인사에 앞서 두 차례에 걸쳐 윤 총장을 만나 인사와 관련한 윤 총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박 장관이 윤 총장 의견을 반영했다면 바로 이 지검장 유임 정도가 유일하다는 분석이다.

또 박 장관으로서는 인사청문회에서 의혹이 불거진 자신의 사건까지 윤 총장이 대전지검에 배당한 상태에서, 이 지검장을 교체할 경우 자칫 ‘보복 인사’라는 프레임까지 씌워질 상황이었다. 즉 박 장관이 수사 방해 및 보복 인사 논란 등에서 벗어나고, 청와대 차원에서 지키기에 나선 이성윤 지검장을 유임시키기 위해 이두봉 지검장을 유임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지난 5일 대검은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이 제기한 박 장관과 법무법인 명경 관련 고발 수사를 대전지검에 배당했다. 이 사건 역시 ‘월성 원전 수사’를 진행 중인 형사5부 2개 검사실에서 맡는다. 앞서 법세련은 지난달 21일 “박 후보자는 지난 2012년 법무법인 명경을 공동 설립했고, 2014년 지분을 처분한 뒤 2016년 다시 취득했다”며 “명경의 매출 증가 배경에는 법사위 간사라는 박 후보자의 지위가 절대적으로 영향력을 끼쳤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박 장관을 검찰에 고발했다. 박 장관은 지난 2012년 명경을 공동 설립하고 1000만 원을 출자했다. 이후 재산신고서에 나온 명경 매출액이 지난 2019년 32억8000만 원으로 크게 늘어, 박 장관이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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