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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안의 골자는 가업승계 지원제도에 부합하는 ‘가업’과 ‘업종’을 지정한 것이다. ‘전문 기술, 경영상 노하우 보유 기업’을 ‘가업’으로 정의하고 민·관 심사위원회가 가업 인정 여부를 판단해 공제 혜택을 부여한다. ‘업종’은 제조업(479개)과 도소매업(86개)을 비롯한 727개(한국표준산업분류 세세분류 기준)로 한정하고 편법 공제가 논란이 된 주차장업을 포함해 버스·택시 운송업, 창고업, 마트, 병원, 약국 등은 제외한다.
가장 큰 변화는 피상속인의 요건인 ‘계속 경영기간’을 30년으로 대폭 늘리고 공제금액의 최대한도를 1000억원(경영연수 50년×20억원)으로 올린 것이다. 피상속인이 ‘20년 이상~30년 미만’ 사이에 경영한 경우에는 부족기간(30년·피상속인 사업영위기간)만큼 상속인의 사후관리기간을 연장한다.
상속 후 사후관리 기간도 현행 5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가업승계 후 업종 변경은 원칙적으로 제한하며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불가피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허용한다. 혈연승계가 아닌 제3자 사업승계에 대해서도 매도자와 매수자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양도소득세·소득세·법인세 등을 감면해 준다.
2026년 가업상속공제 개편안의 특징은 상속공제 대상과 요건을 엄격하게 강화해 부당한 상속세 감면을 차단하면서 국가경제에 기여한 장수기업에 대한 혜택을 크게 늘리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단순한 ‘부의 대물림’과 실질적인 ‘가업승계’를 구분해 선별해 지원하자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는 너무 엄격하고 복잡하며 모호해 실효성이 의문시된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피상속인의 가업 영위 최소 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2배 늘린 점이다. 국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가업상속공제 결정 건수(257건)의 가업 영위 기간은 ‘10년 이상 20년 미만’ 35.4%(91건), ‘20년 이상 30년 미만’ 31.9%(82건), ‘30년 이상’ 32.7%(84건)로 나타났다. 이 분포를 토대로 유추하면 앞으로 공제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이 상당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촘촘한 업종 제한이 더해져 ‘기간’과 ‘업종’ 요건 둘 다 충족시키기 만만치 않다. 개편안은 대·중분류 1205개 업종을 세세분류 기준 727개로 좁혔다. 문제는 20~30년 동안 세세분류의 한 가지 업종만을 영위해야 ‘가업’으로 인정된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은 산업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업종의 사업을 병행하거나 업종을 전환해야 할 때가 있다. 현재는 대·중분류 업종 안에서 선택할 수 있는 재량이 있지만 개편안의 세세분류 727개 내에선 업종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심사위원회가 경영 기간 동안의 업종 조정이나 변경을 심사해 허용할 수 있지만 그 결과는 불확실하며 거부될 경우 리스크가 크다.
심사위원회가 개입하며 절차도 복잡해졌다. 지금은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중소기업이 사전 요건으로 ‘매출액과 피상속인·상속인 조건’만 확인하면 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심사위원회를 거쳐 ‘업종’과 ‘가업’ 모두를 승인받아야 한다. 사후관리 요건에서도 현재는 동일한 대분류 내 업종 변경은 심의를 거치지 않아도 되지만 개편안은 적용대상인 세세분류 업종으로 변경해도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아야 추징에서 면제된다.
새롭게 도입되는 심사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그 운용방안이 불분명하고 심사기준이 모호하다는 우려가 크다. 수십년 동안 준비해 가업상속공제를 신청했는데 ‘업종’이나 ‘가업’에서 부적합으로 판정나면 상속세 전액을 납부해야 한다. 사후관리 기간에 업종 변경이 불인정되면 당초 공제받은 금액에 사후관리요건 위배에 따른 추징률을 곱한 금액을 산입해 재계산한 상속세를 부담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 상속세 공제를 받기 위해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심사위원회 재량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서 승계 전략을 정확히 세우기도 어렵다.
정부가 공표한 개편안을 전면적으로 다시 뜯어 고치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수정만 해도 현장의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다. 우선 업종에 대해 금지업종을 지정하면 되지 적용 업종을 세세분류까지 지정해 제한할 필요는 없다. 정책자금 지원에서도 금지업종을 지정해 대상을 한정한다. 피상속인 경영연수 최소 기준은 현행대로 10년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소기업 경영자의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20~30년을 요구하면 자칫 ‘노-노’ 상속이 될 우려가 있다. 심사위원회의 ‘가업’과 ‘업종 변경’ 판단 기준도 객관적으로 명시해 예측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