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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저로 급락한 美 모기지 금리
30일(현지시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다우존스 지수(S&P Dow Jones Indices)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계절조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8.4% 올랐다. 미국 전역의 집값이 이 정도 올랐다는 의미다. 이는 2014년 3월(8.9%↑) 이후 6년여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이 지수는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공동 개발한 미국의 대표적인 주택가격지수다. 2000년 1월을 100으로 놓고 지수를 산출한다. S&P와 부동산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수 위원회가 관리를 맡고 있어 공신력이 높다.
집값 오름세는 다른 실물·금융 지표들과 그 흐름이 다르다. 대부분 지표들은 팬데믹이 본격화한 올해 3월을 기점으로 큰 변동을 겪었으나, 케이스-실러 지수는 계속 상승했다. 올해 2월 이후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4.2%→4.5%→4.6%→4.4%→4.4%→4.8%→5.8%→7.0%→8.4%를 기록했다. 최근 추세라면 지난달(11월) 수치는 더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 케이스-실러 지수를 내기 시작한 1988년 이후를 분석해보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3~2005년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2~2013년에 이은 제3의 상승기를 맞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른 통계기관 역시 비슷하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기존 주택 중위 매매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올랐다. 기존주택 거래는 미국 전체 주택시장 거래량의 90%다. 신규주택의 경우 10%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풀린 엄청난 유동성으로 시장금리가 급락한 게 첫 손에 꼽힌다. 현재 미국의 15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낮게는 2% 초반대다. 사상 최저다. 30년 만기의 경우 2% 후반대다. 게다가 미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주택 규제가 한국에 비해 유연하다. 주식과 함께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는 셈이다.
◇코로나 피하자…교외 이주 수요↑
수요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팬데믹 이후 재택 형태의 근무 문화가 확대하면서 복잡한 도심 아파트를 피해 넓은 교외 주택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이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크레이그 라자라 매니징 디렉터는 “코로나19 사태는 도심에서 교외로 이사하려는 수요를 더 높였다”고 말했다.
이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회사인 CBRE그룹은 내년 사무실 임대료는 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만큼 재택 근무에 무게를 두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안관리 전문업체 캐슬시스템스는 이번달 셋째주 미국 내 10개 주요 도시 근로자 중 평균 22.9%만이 사무실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반면 주택 공급은 확 줄었다. NAR 집계를 보면 지난달 시장에 나온 기존주택 매물은 1982년 이후 최소인 128만채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급감했다. 로런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매도인에 비해 매수인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미국 주요 20개 대도시의 10월 지수 상승률은 7.9%(케이스-실러 지수 기준)를 기록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무려 12.7% 뛰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워싱턴주 시애틀(11.7%),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11.6%) 등은 두자릿수를 보였다. 주로 서북부 지역 도시들이다. 북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9.5%), 동북부 매사추세츠주 보스턴(9.4%) 역시 높았다.
다만 ‘세계의 수도’로 불리는 뉴욕주 뉴욕는 6.0%로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뉴욕주에 인접한 뉴저지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재택근무와 온라인수업이 늘면서 맨해튼의 방 2개 아파트에 살던 이들이 뉴저지 일대 방 3개 이상 주택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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