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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통토크]①“원칙대로 하면 결과는 따라온다”…'Mr.원칙' 김용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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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17.04.03 08:17:45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회장이 지난 2년간 농협지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어려운 일을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원칙이 통했다. ‘Mr.원칙’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취임 후부터 계속 강조해온 원칙론. 그 덕에 농혐금융지주는 지난해 상반기(1∼6월) 빅배스(Big Bath·대규모 손실반영)를 통해 조선해운업 부실을 털고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해 올해 다른 금융지주회사와 본격적으로 겨뤄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원칙대로 부실은 빅배스…기초체력 강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NH농협금융지주 본사에서 김 회장과 만났다. 그는 지난 2015년 취임 후 시스템 정비에 꼬박 1년6개월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와서 보니 STX그룹을 비롯해 조선해운업 부실이 상당한 데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고, 밑단에서는 ‘농협은행이 망한다더라’는 얘기까지 나오던 상황이었다. 충당금 적립비율이 80%에 불과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는 굳게 마음을 먹고 상반기에 1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후 하반기에 4000억원을 더 쌓았다. 총 1조7000억원의 빅배스를 단행한 것이다.

김 회장은 “조선해운 업황이 부진하다는데 중앙회도 그렇고 은행원도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를 모르고 있었다”며 “과연 부실은 얼마나 되고 앞으로 2~3년 내 부실화되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전수조사를 실시해 등급 안 좋은 여신은 조기상환하거나 담보를 보완하도록 했다 “고 말했다.

근본적인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주 내에 산업분석팀을 꾸렸다. 제대로 산업을 파악하고 전망해야 여신관리가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농협은행은 산업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다른 시중은행이 발을 뺄 때 오히려 더 빌려주는 역주행을 하고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존 농협금융연구소 박사급 인력에 더해 전문인력 7명을 더 뽑고 24개에 불과했던 분석대상 업종을 143개로 늘린 데 이어 올해에는 688개로 더 확대했다.

이를 통해 산업분석팀과 여신심사부 리스크관리부의 3각 부대가 유기적으로 움직이도록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재무제표나 유동성비율, 현금비율 등에 위험신호가 오면 빨간 불이 들어오게끔 전산도 갖췄고 은행 신용감리부 직원도 70% 이상 늘리며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전반적으로 여신 구성도 바꿨다. 대기업 여신은 줄이고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늘리면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다. 이는 이자수익 증가로 이어졌다.

빅배스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비상경영체제로 돌입했다. 판매관리비를 20% 줄이고 수익이 안 나는 점포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2년간 사라진 점포는 41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는 313개에 달한다.

김 회장은 “이렇게 모든 직원이 고통을 분담하고 내실을 다지기 시작하니까 작년 9월부터 흑자가 나기 시작했다”며 “그동안의 이익은 충당금 적게 쌓아서 낸 것이었다면 작년 흑자는 튼튼해진 체력을 기반으로 낸 성과라 의미가 깊다”고 자평했다.

◇실적에서 입증된 경영능력

지난해 농협금융지주는 연결 기준 3210억원의 흑자를 냈다. 여기에 농협중앙회에 내는 농촌지원사업비(명칭사용료) 3834억원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7000억원 이상 흑자를 낸 셈이다.

체질 개선은 올해 연초 실적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1분기(1∼3월) 순이익은 1800억원 정도로 잠정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에 따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수도 있지만 NH농협은행은 대우조선해양에 선수금환급보증(RG)만 있어서 크게 타격은 없을 것이란 게 김 회장 설명이다. 그는 “올해 수익 6500억원을 목표로 했는데 1조원을 넘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계열사 간 협업체제를 구축한 것도 김 회장의 원칙론에 따른 것이다. 농협금융지주 내 계열사가 굴리는 돈이 200조원이고 상호금융이 90조원인데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는 협업이 필수라는 원칙을 따른 것이다. 은행의 프라이빗에쿼티(PE)를 증권과 합치고 기업투자금융(CIB) 협의체를 만들어 국내외 프로젝트를 계열사에게 배분하도록 했다.

그는 “협의체를 통해 팝콘처럼 동시에 튀겨야 자산운용 효율성이 높아진다”며 “미얀마나 인도네시아 가스발전 프로젝트 등에 대한 배분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2년이라는 짧은 임기에도 원칙을 고수하며 부실은 털고 체력을 키운 김 회장은 직원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경영의 큰 그림을 제시한다. 그래야 일사불란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지주에 와서 첫 6개월간은 지점을 돌아다니면서 직원을 만났다”며 “아무 설명 없이 주어진 일만 하는 것보다는 최고경영자가 직접 경영 방향을 설명해주면 훨씬 공감하고 따라오기 쉬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끔 계열사 부서를 찾을 때 피자나 치킨 등 간식거리는 꼭 사 들고 간다. 일방향 소통보다는 양방향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중시하는 김 회장의 스타일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흐르는 물처럼 묵묵히 최선 다하라

김 회장은 좌우명으로 ‘유수부쟁선’(流水不爭先)을 든다. 흐르는 물은 앞을 다투지 않는다는 뜻이다.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최선을 다해 나가면 결국 보상을 받게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관료시절) 학연 지연으로 빨리 오르는 사람을 보면 속상하기도 했는데 5년 빨리 가면 그만큼 더 빨리 끝나더라”며 “콘텐츠만 강하면 언젠가는 실력을 발휘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오는 4월 끝난다. 현재 임원추천위원회가 구성돼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연임에 무게가 실린다. 회장 취임 2년 동안 농협금융지주의 체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놨고 실적으로도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연임에 성공하면 지난 2012년 농협 신경분리 이후 처음으로 임기를 완주함과 동시에 최초의 연임 사례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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