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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보수는 거리가 낯설다. 무언가를 외치는 데 익숙하지도 않다. 고심하던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서울 도심 장외투쟁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재명정부에 대한 국민적 경고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장동혁 대표의 선택은 과연 승부수일까 자충수일까.
장외투쟁 전문가 ‘민주당’ vs 장외투쟁 초보자 ‘국민의힘’
진보는 익숙하고 보수는 낯선 게 장외투쟁이다. 민주당은 전문가인 반면 국민의힘은 초보자에 불과하다. 민주당 소속 주요 정치인들의 상당수는 87년 6월항쟁을 경험한 운동권 86세대라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반대로 국민의힘 소속 주요 정치인들은 판·검사나 경제·행정관료 등 엘리트 출신이 대다수다. 애초 거리에서 투쟁해 본 경험 자체가 드물다.
민주당은 오래 전부터 장외투쟁의 경험이 풍부하다. 2002년 대선 당시 주한미군 장갑차에 압사당한 여중생 추모 시위는 촛불집회의 기원이 되면서 대선 승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2004년 17대 총선 직전 전국적인 노무현 탄핵 반대 시위는 열린우리당의 과반 승리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로 이어졌다. 2008년 5월 ‘광우병 반대’ 시위는 이제 막 출범한 이명박 정부를 붕괴 직전까지 몰아넣었다. 2014년 8월에는 세월호특별법 도입을 촉구하는 시민사회의 대규모 장외투쟁에 합류했다. 민주당은 이후에도 정국 주요 고비 때마다 장외투쟁 카드를 적절히 활용해 지지층 결집과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국면이 대표적 사례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장외투쟁의 DNA가 많지 않다. 97년 수평적 정권교체 이전까지는 사실 장외투쟁이 필요 없는 집권 여당인 데다 압도적인 기득권이었다. 과거 사례를 꼽자면 김대중정부 당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참여정부 시절 박근혜 전 대통령 주도의 장외투쟁 정도다. 이회창 전 총재는 ‘옷로비 의혹’ 및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에 반발한 장외투쟁으로 헌정사상 최초의 특별검사제 도입을 이뤄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05년 사립학교법 강행 처리에 반발, 엄동설한 장외투쟁으로 이후 재개정을 이끌어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정부 집권여당 시절에는 장외투쟁 자체가 없었고 문재인정부 시절 ‘조국퇴진 장외투쟁’이 거의 유일한 성공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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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장외투쟁은 수많은 스타와 정치인을 만들어낸다. 멀게는 1964년 6.3 한일회담 반대 투쟁 주역이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장, 손학규 전 대표 등이었다. 또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작가,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등은 80년 서울의봄 당시 학생운동 지도부였다. 87년 6월 항쟁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인영, 우상호, 임종석 등 86세대 운동권 정치인을 배출했다. 2016년 박근혜탄핵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차기주자로 급부상했다. 2019년 조국사태 찬반 장외투쟁의 경우 보수에서 윤석열·한동훈, 진보에서 조국·김남국·김용민 등의 정치인이 주목을 받았다.
과연 장 대표도 이번 장외투쟁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대항마라는 승리의 프레임을 획득할 수 있을까. 장 대표는 위험한 도박을 선택한 이유다. 당 안팎의 ‘국정감사 집중’ 원내투쟁론에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장외투쟁을 강행한 것이다. 참석 대상은 전당원이다. 검찰청 폐지를 비롯해 인사참사, 부동산정책, 농지전수, DMZ 지뢰사고 등 이재명정부의 주요 실정과 헌법파괴를 규탄하겠다는 것이다. 장외투쟁 성패는 현역 의원과 당원들의 참석 규모에 달려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총동원령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날 장외투쟁이 성공하면 장 대표는 지지층 결집과 정치적 위상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실패하면 극우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올공집회였다는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개천절 사흘 연휴 첫날인 3일 오후 3시 서울 도심을 뒤흔드는 국민의힘 당원들의 함성이 쏟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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