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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6.13]“우리도 서울시장 후보” 소수정당 첫 토론회, 구색맞추기 논란

김기덕 기자I 2018.06.03 16:15:54

4일 오후 2시 소수정당 서울시장 후보 첫 토론회
주요 정책이나 당 인지도 넓히기 의해 ‘안간힘’
주제·토론 방식 일방적 통보에 “명백한 차별”

(왼쪽부터)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김진숙 민중당, 인지연 대한애국당, 신지예 녹색당, 우인철 우리미래, 최태현 친박연대 후보.(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4일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소수정당 후보들이 참여하는 첫 TV토론회가 열린다. 그동안 ‘5% 룰(공직선거법상 여론조사 지지율 5% 이상 나오지 않으면 토론회 참여 불가)’에 발목이 잡혀, 각 소수정당은 주요 공약 뿐만 아니라 후보자 얼굴 조차 제대로 알리기가 쉽지 않았는데 천금의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다만 토론회 주제가 제한적인데다 진행 방식이 지나치게 일방적이로 구성돼 단순히 선거용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해 소수정당 소속의 서울시장 후보들이 참여하는 KBS 초청 TV토론회는 4일 오후 2시부터 진행된다. 이 자리에는 김진숙 민중당, 인지연 대한애국당, 신지예 녹색당, 우인철 우리미래, 최태현 친박연대 후보 등이 참여한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서울시장 전체 후보 9명 중 지지율 4위권 내에 있는 박원순(더불어민주당)·안철수(바른미래당)· 김문수(자유한국당)· 김종민(정의당) 후보 간 토론회가 진행된 바 있다. 이들 후보는 앞으로 2~3번의 TV토론회 일정이 더 남아 있지만, 야당 소수정당 후보자들은 사실상 4일 열리는 토론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그동안 제도권 정당 후보들만 TV토론회에 참석시켜 ‘깜깜이 선거’를 유도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던 만큼, 각 소수정당 후보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당 정체성이나 본인의 인지도를 넓히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공직선거법(제82조2)에 따르면 △국회에 5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 △직전 대통령선거나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및 비례대표 시·도의원 선거 등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100분의 3(지지율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이 추천한 후보가 아닌 경우 TV방송토론회에 참여할 수 없다. 더욱이 공식 선거운동 기간 개시일 30일 전부터 선거운동 기간 개시일 직전 일까지 사이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한 지지율이 100분의 5(지지율 5%) 이상을 확보하지 못한 후보자도 제외된다.(이번 지방선거에서는 5월 1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여론 조사 결과 반영)

이에 따라 이번 소수정당 후보 간 토론회는 공직선거법상 초청대상이 아닌 비초청대상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벌써부터 후보자들의 불만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토론 주제 자체가 당의 색깔이나 핵심 정책, 쟁점이 되는 주요 현안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어서다. 또 토론회 방식도 앞서 진행된 것과는 달리 자유토론 등이 없어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적은데다 일방적으로 정한 주제만 발표하는 형식이다. 이미 진보정당 4곳은 토론회 주제나 토론 방식을 바꿔달라고 선관위측에 요청을 한 상황이다.

4일 소수정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참석하는 비초청 TV토론회 일정.
실제 이데일리가 입수한 4일 토론회 스케줄을 보면 이러한 점이 잘 드러난다. 토론 주제는 총 7개로 나눠져 있으며 이 중 환경분야는 서울시민들의 가장 관심분야인 미세먼지가 빠지고, 재활용 폐기물 대책이 다뤄진다. 주거 부문은 재건축, 서민주거 안정 문제 등이 아닌 원도심 지역개발 방안이다. 토론회에 참석하는 한 후보자는 “각 정당이 내세우는 핵심정책으로는 토론을 할 수가 없는데다 선거방송위원회서 자의적으로 정한 주제에 대해서 1명만이 발표를 이어갈 수 있는 구도”라며 “이렇게 형식적으로 진행하면 단순히 선거 전에 한번 토론회를 열었다는것 외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번 4개 서울시장 후보가 모인 1차 토론회에 비해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있는 건 알지만, 주요 주제는 유권자들의 참여와 공모를 통해 정한 것”이라며 “다만 지난번에 1차 토론회서 나왔던 주제는 중복이라 제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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