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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남 함안군 칠서공단 내에 위치한 KG에너켐. 사업을 총괄하는 최귀돈 KG에너켐 상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점차 성숙해지는 와중에 핵심 소재를 공급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KG에너켐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황산니켈을 생산한다. 일찌감치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예측하고 황산니켈 국산화를 시도해 2014년 국내 최초로 생산에 성공했다. 그러나 생산량이 발목을 잡았다. 생산공정의 불안정성 탓에 한 해 생산량이 몇 백톤(t)에 그쳤던 것.
결국 KG에너켐은 지난 2017년 KG그룹에 인수된 후 재정비 과정을 거쳤다. 불안정했던 공정을 대폭 개선해 지난 5월부터 황산니켈을 다시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 상무는 “이미 공정은 안정궤도에 접어들었다”며 “조만간 당초 목표대로 월 1000t, 연 1만2000t 생산이 가능해지면 양극재 생산업체에 공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 4대 핵심 소재 중 하나로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 중 양극재는 니켈(Ni)에 코발트(Co), 망간(Mn)을 모두 황산처리해 조합한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가 현재 가장 널리 쓰인다.
그런데 양극재는 니켈 비중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올라가는 특성이 있다. 즉 니켈 비중이 높아지면 배터리 용량이 늘어나 전기차의 주행거리도 길어진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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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안정적인 니켈 수급이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니켈 가격이 앞으로 4년 안에 2배 이상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배터리 업계가 니켈 비중을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수급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올해 니켈 가격은 전 세계적으로 26.3% 급등했다. 2016년 기준 연간 9만t 정도였던 니켈 수요는 오는 2025년까지 50만t 수준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황산니켈 수입량은 2013년 6655t에서 작년 2만2125t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수입액 역시 2013년 2648만달러에서 작년 7638만달러로 늘었다. 국내에서 현재 황산니켈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는 KG에너켐을 포함해 3곳 정도다. 그러나 KG에너켐은 고순도의 니켈을 들여와 간단한 가공과정만 거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니켈 함유량이 낮은 원재료를 저렴한 가격에 들여와 자체 기술로 추출·가공한다. 원재료 가격을 줄인 만큼 수익성이 더 높다는게 KG에너켐 측의 설명이다.
최 상무는 “자체 가공기술로 다양한 원재료에서 니켈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며 “폐배터리나 도금폐액, 니켈폐기물 등 원재료를 다각화해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G에너켐은 최근 세계 2위 양극재 생산업체인 벨기에 유미코아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양극재 생산업체인 포스코케미칼과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지속적으로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 중이다.
엄기민 KG에너켐 대표는 “황산니켈 생산량을 늘리고 공급 원가를 낮춰 양극재 생산업체와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하반기부터는 공급처를 대기업으로 확대하고 고순도 도금용 니켈까지 생산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