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스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의 김동완 글로벌 재무총괄은 지난 21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최근의 논란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
월드코인은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고안한 블록체인 기반 오픈소스 프로토콜 프로젝트다. 툴스 포 휴머니티는 월드코인을 이루는 기술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샘 올트먼은 월드코인을 발행하게 된 이유로 ‘인공지능(AI) 시대’의 일자리 손실을 상쇄할 수 있는 보편적 기본 소득 제공이 목표라고 했다. 월드코인은 크게 ‘오브’, ‘월드 앱’, ‘월드 ID’ 등으로 구성된다. ‘오브’는 홍채 인식 장치로, 이용자의 홍채를 스캔해 고유의 증명코드인 ‘월드 ID’를 생성한다. 이후에는 가상 자산을 관리하는 애플리케이션 ‘월드 앱’을 통해 월드코인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
홍채는 사실상 복제가 불가능하지만, 민감 정보로서 개인정보 수집 및 처리 절차에 대한 안정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프랑스, 인도, 홍콩, 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서는 월드코인의 홍채 등록 서비스를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개인정보위원회도 민감정보 수집과 처리 과정의 적합성을 조사 중에 있다
그러나 김 재무총괄은 “여러 센서가 탑재된 오브를 통해 홍채를 스캔한 후 ID 코드가 생성되면, 얼굴이나 홍채 이미지는 즉시 삭제된다”며 “이는 외부 기관의 감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수집한 홍채 코드들을 중앙 집중화된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안전한 멀티 파티 계산(SMPC)을 사용하여 생체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SMPC는 홍채코드와 같은 데이터가 서버로 전송될 경우 이미지를 제거하고, 데이터를 더 잘게 나눈 후 분산 저장하는 시스템”이라며 “외부에서의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가 알 수 없도록 보호된다”고 설명했다.
◇쓰임새 없는 월드코인?…韓에서 활용사례 만든다
그는 월드코인은 사용할 곳이 없다는 주장에도 반박했다. 일각에선 월드코인이 AI 시대 기본 소득을 제공하겠다는 목적과 달리 재원을 마련할 뚜렷한 수익 모델(BM)이 없어 ‘폰지사기’ 방식과 유사하다고 비판해왔다.
이에 대해 김 총괄은 월드코인의 목표가 직접 기본 소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으로서 인프라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보편적 기본 소득을 주려는 회사가 아니라, 보편적 기본 소득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라면서 “정부나 다른 당사자가 보편적 기본 소득을 실현하고자 할 때, 이를 중복이나 누락 없이 분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은 월드 ID”라고 강조했다.
|
월드코인의 목표는 글로벌 신원 증명 및 금융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자리 잡는 것이라고 했다. 김 재무총괄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는 신분증이 없어 금융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들에게 월드 ID라는 신분증을 제공하고, 월드앱이라는 지갑을 통해 자유롭게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기업 시장에서 월드ID의 활용성을 증명하겠다는 목표도 분명히 했다. 월드 ID는 글로벌 신원 인증 기업인 ‘옥타(Okta)’ 서비스에 적용됐으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텔레그램 일부 기능에서도 월드 ID를 활용할 수 있다.
김 재무총괄은 “월드 ID의 가치를 실생활에서 입증해 가입자를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구체적으로 야구 경기나 콘서트 등에서 암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여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활용사례(usecase)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특히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암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면 한국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