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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빌 번스 CIA 국장과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회동했다. 바르니아 국장은 하마스와 협상에서 이스라엘 측 대표를 맡아 왔으며, 알사니 총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를 중재해 왔다. 이번 전쟁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직접 대화하지 않고 중재국인 카타르를 통해 입장을 전달해 왔다.
CIA 측은 이번 회동에서 오간 대화에 대해 공개를 거부했으나, 인질 협상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는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240여명을 납치로 인질로 삼았고, 이후 지난달 24일부터 일주일간 이어진 휴전 당시 여성, 어린이, 외국인 등 105명을 이스라엘에 수감돼 있던 팔레스타인 여성과 미성년 수감자 240명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풀어줬다. 현재 하마스에 남아 있는 인질은 120여명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후속 휴전 협상의 결렬로 지난 1일부터 전쟁을 재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인질 협상을 우선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하마스를 겨냥한 강경 정책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최근 하마스에게서 벗어난 자국 인질 3명이 상의로 만든 흰 깃발을 흔들었음에도 이를 하마스의 유인작전으로 오해한 이스라엘군 병사의 발포로 사망하는 돌발 사건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네타냐후 총리 입장에서는 인질 석방을 위한 즉각 휴전 목소리를 마냥 모른체 할 수 없는 처지로 몰린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 최대 도시 텔아비브에서 휴전을 촉구하는 수천명 규모의 시위가 벌어진 게 그 방증이다.
다만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인질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또 하마스가 내건 협상 조건인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네타냐후 총리가 수용할지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다. 네타냐후는 이번 기회에 하마스를 아예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하마스의 오사마 함단 대변인은 이날 레바논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을 위한 이집트와 카타르의 어떤 제안에도 열려 있다”면서도 “이스라엘의 침략이 멈추기 전까지는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