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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된 검찰총장…검찰청 폐지의 씨앗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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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재 기자I 2026.09.26 07: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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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기획 검찰은 어떻게 자기 목을 겨눴나③]
檢 출신 대통령 등극…권력 정점 찍은 검찰
尹정부, 시행령으로 수사권 확대…文정권 정조준
'0.73%p 신승'에도 김건희 수사엔 소극적
계엄·탄핵 뒤 정권교체…검찰청 78년 만에 폐지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이 문을 닫는다. 기소를 맡는 공소청과 중대범죄 수사를 맡는 중수청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수사와 기소를 한 손에 쥐고 현직 대통령의 아들까지 구속했던 검찰은 어떻게 조직의 폐지에 이르렀을까.

검찰의 힘은 법이 부여한 권한과 부패 척결을 요구한 정치권력·여론 속에서 커졌다. 성역 없는 수사에는 박수가 쏟아졌지만, 선택적 수사와 정치적 편향 논란은 신뢰를 흔들었다. 전직 대통령의 죽음과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등장, 그 대통령이 다시 검찰에 기소된 과정은 검찰과 정치권력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이데일리는 추석 연휴 네 차례에 걸쳐 검찰 권력의 궤적을 짚는다. 김현철 구속과 ‘논두렁 시계’ 논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등장, 검찰청 폐지 이후의 과제를 차례로 살핀다. 검찰이 신뢰를 잃은 이유와 새 수사·기소 기관을 견제할 방안을 묻는다. 간판은 바뀌어도 사건과 피해자는 남는다. 개혁의 성패는 이들에게 더 공정한 수사와 충실한 피해 구제를 보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김현재 백주아 기자] 2022년 5월, 검사 출신 윤석열이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수사부 등 소위 특수통으로 불렸던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팀(박영수 특별검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문재인 정부 시기 승승장구했다.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이 된 윤석열은 혐의를 포착하면 좌고우면하지 않았다. 공정, 부패 척결을 앞세우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뿐 아니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폐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에 칼날을 겨눴다.

이 과정에서 윤석열은 검찰총장 직무 정지 및 징계 청구를 당했다.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정치인이 된 윤석열은 0.73%포인트 차이로 대통령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시행령 통한 ‘검수원복’…전 정권 향한 전방위 수사로 부활한 검찰

문재인 정부 때 개혁 대상 1호로 꼽혔던 검찰의 힘은 다시 막강해졌다. 여소야대 국회였지만 윤석열 정부는 거침없이.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에 나섰다. 방법은 ‘시행령’이었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직자 범죄(직권남용, 직무유기, 허위공문서 작성 등) △선거범죄 △방위산업 범죄 △마약 범죄 △조직범죄(폭력조직, 기업형 조직, 보이스피싱 등) △사법질서 저해범죄(무고죄, 위증죄 등) 등으로 확대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검찰청법 개정을 통해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범죄와 경제범죄로 한정했다.

취임 석 달 뒤인 2022년 8월부터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했다. 이 시기 서울중앙지검의 반부패수사 1·2·3부는 모두 야권과 정권 수사에 투입됐다. 수원지검 등도 여기에 합세했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비리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이 동시에 진행됐다. 당시 이 대표 관련 수사에 동원된 검사만 150명에 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보복성 망신주기 수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건희 앞에만 서면 작아졌던 검찰…검찰 스스로 검찰개혁 명분 쌓았나

반면 ‘내편’을 향한 검찰의 칼날은 무뎠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가 대표적이다. 검찰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거나 소환조사 대신 방문조사를 하는 등 극도로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당시 검찰 수사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검찰 스스로가 개혁 명분을 쌓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6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그러던 와중 ‘명태균 게이트’가 터졌다. 각종 녹취록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며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가 국민의힘 공천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두 사람은 곧장 ‘수사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렸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며 정권이 교체됐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직후 검찰 개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대원칙 아래 지난해 9월 26일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검찰청은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검찰청은 공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공소청, 부패·경제·선거 등 7대 주요 범죄를 수사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쪼개졌다.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지난 7월 국회를 통과하며 수사권도 완전히 박탈됐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등장은 검찰 권력의 정점을 보여줬지만 정점이 무너지면서 검찰청 폐지가 결정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쪼개진 권한을 넘겨받은 공소청과 중수청이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을지다. 오는 10월 2일 출범하는 두 기관은 검찰의 빈자리를 온전히 메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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