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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이겨낸 야구소년, 경찰관으로 새 삶[따전소]

손의연 기자I 2024.03.17 14:54:01

고척돔 1호 시구자·NC 시구소년으로 잘 알려져
투병생활 이겨낸 야구선수…시민 지키는 경찰로
"수사 전문성 키우고 싶어…먼저 나서 배울 것"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한 뼘 한 뼘 성장해나가는 대한민국 경찰관이 되겠습니다.”

위주빈 순경. (사진=본인)
‘육종암을 이겨낸 야구소년’으로 잘 알려진 위주빈(22) 순경(경남 남해 중앙지구대)이 지난 16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각오를 다졌다. 위 순경은 15일 중앙경찰학교 제313기로 졸업하며 경찰관으로서 첫 발을 내뎠다. 그는 항암 치료를 이겨내고 야구선수로 활약한 감동 스토리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위 순경은 야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13살 육종암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이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2015년 6월엔 NC다이노스 시구자로 초청받았다. 같은해 11월엔 ‘고척돔 1호 시구자’로 나서며 많은 사람들로부터 응원을 받기도 했다. 그는 “어릴 때에는 다른 생각 없이 치료를 잘 받고 빨리 야구를 하자는 생각으로 버텼다”며 “시구를 할 당시 ‘오른손으로 공을 던질 수 없게 되면 왼손으로도 던지겠다’고 말한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소회했다.

위 순경은 긴 투병 생활 끝에 18살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야구선수 생활도 이어갔지만 긴 투병의 여파로 프로의 문턱은 넘지 못했다. 하지만 좌절도 잠시, 새로운 길이 보였다. 위 순경은 “투병생활을 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것을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열심히 살았다”며 “야구를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다가 ‘경찰이라는 직업이 어떨까’는 생각이 들어 알아본 끝에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위 순경은 암 투병을 이겨낸 끈기와 야구선수의 체력을 바탕으로 시험 준비에 속도를 낸 끝에 공부를 시작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시험에 합격했다. 그는 “처음엔 남들보다 많이 찾아보고 하다보니 부족하다고 느꼈고 죽기살기로 노력해 빠른 기간 내 운좋게 합격까지 하게 됐다”며 “몸이 좋지 않아 운동을 그만뒀는데 몸을 쓰는 직업을 가지겠다 해 가족들이 걱정도 많이 했지만, 합격하니 기뻐했다”고 돌아봤다.

위주빈 순경. (사진=본인)
위 순경은 중앙경찰학교 교육 기간 시민을 위하는 경찰관으로서 자세와 태도를 다졌다. 위 순경은 “우리가 교육 대개혁의 첫 기수인데 실제 사건을 처리하는 수사 연습과 시나리오 실습, 현장 실습을 경험하면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할 수 있었다”며 “현장을 겪어보니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하나만 잘못 알아도 시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식의 중요성을 되새기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위 순경은 특히 ‘경찰의 꽃’이라 불리는 수사 파트에 관심이 많다. 위 순경은 “앞으로 지능 범죄, 사이버 범죄, 강력 범죄 등 다양한 수사 파트에서 경험을 쌓고 싶다”며 “막내고, 현장에 나간지 얼마 안 됐으니 먼저 나서서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위 순경은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표현했다. 그는 “야구를 그만두기 1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셔 마음이 많이 아팠는데,야구로선 성공하지 못했어도 다른 길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며 “중앙경찰학교에서 6개월간 학급장을 맡았는데 다함께 무사히 졸업해 고맙고, 지도 교수님께도 잘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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