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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샵 사장 A씨는 지난 10월 ‘손톱 깎아 달라는 할아버지’라는 제목으로 처음 관련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A씨가 할아버지 손님의 손톱을 정성스럽게 다듬는 모습이 나온다. 그는 자막을 통해 “손이 떨려서 못 깎으신다고 지하철 타고 오셨다더라. 우리 할아버지가 생각났다”고 했다.
할아버지 손님은 깔끔하게 다듬어진 손톱을 보며 “예쁘다”고 감탄했다. 곧 영어로 “하우 머치(How much?)”라며 얼마인지 물었고, A씨는 “30분 미만이라 돈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할아버지 손님은 “그냥 가면 안 된다. 30분 끌었다고 하자”며 “내가 주고 싶은 대로 주겠다”며 5000원 지폐 한 장을 꺼냈다.
A씨가 거듭 만류하자 할아버지 손님은 “다음에 또 오겠다”며 돈을 건넸다. A씨는 “세 번 하러 오실 수 있는 돈이다. 다음에 또 오셔야 된다. 감기 조심하셔라”며 이 손님을 배웅했다.
이 영상은 94만회 이상 조회되며 네티즌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이후 네티즌들은 할아버지 손님의 근황을 궁금해했고, A씨는 지난달 21일 이 할아버지 손님의 두 번째 방문 영상을 공개했다.
그는 “할아버지 연세는 93세”라며 “6·25 참전용사셨던 할아버지는 지나갈 때마다 손님이 왜 없냐고 오늘도 제 월세 걱정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첫 방문에서 5000원 주시고 두 번 더 공짜로 깎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오늘은 또 1만원을 주고 가셨다”며 “혹시 발톱은 부끄러워서 말 못 하실까 봐 발톱은 왜 안 깎으시냐고 여쭤봤더니 발톱은 아직 괜찮다고 하셔서 다음에는 발톱도 깎아드린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B씨는 지폐를 건넸다. A씨가 “10분도 안 하고 돈 받으면 사람들이 욕한다”고 만류했지만 손님은 “내가 주고 싶어서 주는 거다. 노인네가 주는 건데 누가 뭐라고 그러냐”며 돈을 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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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손톱 정리를 마친 뒤 발톱 정리까지 들어갔다. 할아버지 손님은 “이런 호강을 다 해본다”며 웃었고, 깔끔해진 발톱을 보며 만족스러워했다.
A씨는 “할아버지 댁은 20분 정도 거리인데 매주 목욕 나오실 때 우리 가게를 지나신다”며 “그때 눈이 마주치면 제가 들어오셔서 따뜻한 차 한 잔하고 가시라고 말씀드린다. 수줍게 들어오셔서 6·25 전쟁 이야기보따리 한참 풀고 가신다”고 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할아버지 근황 물어본다고 늘 말씀드린다”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우리 가게 다니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은 101만회 이상 조회됐고 수만개의 공감과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네티즌들은 “가슴이 따뜻해진다”, “우리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해드릴 수 있는 유일한 것 중 하나였다. 할아버지가 생각나는 밤이다”, “사장님도 천사 같고 할아버지도 따뜻하고 멋있는 분 같다”며 나이를 초월한 우정에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