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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허용해야 공급 는다[손바닥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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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I 2026.10.31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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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159곳으로 확대
분담금·거래 제약에 사업 지연 우려…완화 필요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가용택지가 부족한 서울은 재건축과 재개발이 핵심이다. 정부와 서울시가 정비사업 인허가 기간을 줄이고 용적률을 높여 공급을 확대하려 하면서도 정작 사업을 움직이는 조합원의 재산권과 거래는 강하게 묶어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다.

현행 도시정비법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 주택이나 토지를 취득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를 승계할 수 없다. 장기보유 1주택자나 불가피한 사정 등 일부 예외는 있지만 기본적인 정책 목적은 정비사업에 유입되는 단기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데 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문제는 투기수요를 막기 위한 규제가 장기간 유지되면서 정비사업 자체의 유동성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재건축·재개발은 조합설립부터 입주까지 장기간이 걸리는 사업이다. 그동안 조합원에게는 추가분담금, 이주비, 공사비 상승이라는 부담이 발생한다. 고령 조합원이나 소득이 감소한 가구에는 수억원의 추가분담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도 생긴다.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감당할 수 있는 사람에게 주택과 조합원 지위를 넘기고 사업에서 빠져나올 수 있어야 한다.

지위 양도가 제한되면 선택지는 좁아진다. 팔고 싶어도 살 사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자금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소유자까지 사업에 남게 되고 분담금과 공사비가 오를수록 조합 내부의 갈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총회 의결과 관리처분, 이주 과정에서 갈등이 커지면 사업기간이 길어지고 결국 공급 시점도 늦어진다.

실제 서울시가 조사한 결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확대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대상 정비구역은 기존 강남3구·용산구 42곳에서 서울 전체 159곳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서울시는 신규 규제 대상 117개 구역을 전수조사해 127건의 고충 사례를 확인했다. 원인을 보면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50%로 가장 많았고, 주거 이전 제약 26%, 상속 등 기타 사유가 24%였다. 이에 서울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3년간 한시적으로 완화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주거용건물 건설공사비지수.(그래픽=도시와경제)
주거용건물 건설공사비지수.(그래픽=도시와경제)
더 중요한 것은 서울의 신규 주택공급에서 정비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올해 1~7월 서울 주택 착공은 1만9507가구로 전년보다 44.4% 증가했는데, 아파트 착공 물량 10채 가운데 8채 이상이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됐다. 서울시는 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6~2028년 착공 가능한 85개 정비구역 8만5000가구를 핵심 공급사업으로 관리하고 있다. 서울 공급 문제를 해결하면서 재건축·재개발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따라서 조합원 지위 양도 문제도 이제 투기냐 규제냐라는 단순한 구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기 매매에는 일정한 제한을 두되 장기보유자, 고령자, 1주택자나 사업비 부담으로 사업 참여가 어려운 조합원에게는 출구를 넓혀주는 방식이 가능하다. 양수인에게 일정 기간 보유 요건을 부과하거나 다주택자의 단기 투기적 진입은 별도로 제한하는 방식도 검토할 수 있다.

특히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정비구역에서는 규제의 목적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을 거쳐 착공을 앞둔 사업장이라면 중요한 것은 신규 투기수요 차단만이 아니라 사업을 끝까지 완주해 실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조합원이 바뀐다는 이유만으로 공급되는 주택 수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사업비를 부담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새로운 조합원이 들어오면 사업의 자금 순환과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공급을 늘리겠다며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서울시 역시 조합설립 기간을 기존 365일에서 120일 수준으로 줄이는 공정촉진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행정절차에서는 245일을 줄이면서 정작 조합원의 자산은 장기간 거래하지 못하게 한다면 공급정책의 방향이 서로 충돌할 수 있다.

재건축·재개발의 속도는 용적률과 인허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업에 참여하는 조합원의 자금과 의사결정, 그리고 시장에서 새로운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정비사업은 결국 민간의 토지와 자금으로 새로운 주택을 만들어내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의 목적 자체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과열기에는 투기적 수요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공급 부족이 더 큰 문제가 된 시장에서도 과거의 규제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최선인지는 다시 따져봐야 한다.

서울에서 공급을 늘리고 싶다면 정비사업을 빠르게 움직이게 해야 한다. 그리고 정비사업을 움직이려면 사업기간만 줄일 것이 아니라 사람과 자금도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한다. 팔아야 할 사람은 팔 수 있고, 사업을 이어갈 사람은 들어올 수 있어야 한다. 조합원 지위 양도 규제의 합리적 완화는 단순한 거래활성화 정책이 아니라 서울의 주택공급을 앞당기는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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