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목멱칼럼]美 관세의 파고, 사후 대응으로는 늦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논설위원 기자I 2026.08.18 05:04:00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기고
석화·철강 등 한국 주요산업에
추가로 과잉생산 과세 예고
총 관세율 15% 넘지 않도록
선제 구조조정 성과 설명하고
대미 투자 기여도 강조해야

KakaoTalk_20260813_182319228
[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지난해부터 우리나라를 괴롭혔던 미국의 관세 부과는 올해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교역국들을 대상으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우리나라도 처음엔 25%의 관세 부과가 예고됐다가 향후 10년간 전략적 분야 2000억달러, 조선업 1500억달러 등 총 3500억달러(약 500조원)의 대미 투자를 하는 조건으로 상호관세를 15%로 낮췄다.

지난 2월 앞서 부과 중이던 상호관세가 미 대법원에서 위헌판결을 받으면서 미 정부는 무역법 122조에 근거해 보편관세 10%를 부과했다. 또 보편관세 적용 기간 150일이 종료된 지난 7월에는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을 이유로 우리나라에 1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우리나라는 중국 신장에서 강제노동으로 생산한 폴리실리콘과 면화 및 의류 등의 수입을 차단하기 위한 법적, 행정적 제도와 집행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관세를 부과받았다. 강제노동 관세 대상에는 자국 제품뿐만 아니라 수입한 제품 중에 강제노동으로 생산한 제품까지 포함됐다.

강제노동 관세가 끝이 아니고 아직 과잉생산에 대한 관세 부과가 남아 있다. 미 정부는 여러 국가가 과잉생산한 제품을 글로벌시장에 공급함으로써 미국 제조업 기반과 일자리를 훼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과잉생산과 관련해 우리나라에 문제 삼는 업종에는 석유화학,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철강 및 알루미늄, 기계류 등 광범위한 대상이 포함된다. 미 정부는 과잉생산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오면 그에 근거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에 과잉생산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총 15%를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재계는 관세가 15%를 넘어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시점에 우리나라의 대미 관세 대응이 적절했는지 검토하고 향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강제노동 관세에 대한 정부 대응은 다소 아쉽다. 미 정부의 강제노동 관세 예비 판단 땐 대만 역시 12.5% 부과 대상이었으나 미국에 강제노동 관련 제품의 수입 금지제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최종 고시에서 10% 관세 부과 대상으로 조정됐다. 캐나다, 영국, EU 등도 10% 적용 대상으로 조정됐다.

미국이 향후 과잉생산과 관련된 관세를 부과하기에 앞서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선 우리나라 스스로 구조조정을 했거나 하고 있는 철강, 석유화학 등 분야의 성과와 계획을 미 정부에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규제로 국내 산업계는 이미 시장 상황에 맞춰 공급 조정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 대산과 여수에서 잇따라 사업재편 계획을 확정해 총 249만t(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설비를 줄이기로 했다. 철강 역시 공급과잉이 심화한 철근을 설비규모 조정 중점 대상으로 정하고 정부와 업계가 구체적인 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한국이 공급과잉 문제를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에 맞춰 선제적으로 생산능력을 조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미국이 과잉생산과 강제노동 관세를 단순 합산하지 않고 한미 관세협정을 고려해 관세율 15%를 넘어서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한미 관세협정에 근거해 총 3500억달러 대미 투자액에 합의한 것은 15%의 관세를 전제로 했다는 점을 부각하고 15% 관세를 넘어설 경우 대미 투자액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가 미국의 제조업 부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해야 한다. 한국의 제조업 투자가 제조업 부흥이라는 미국 정부의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것임을 부각해야 할 것이다. 특히 조선업 분야는 미국의 조선업뿐만 아니라 해군력 강화를 통해 국가안보에도 기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