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기 한국수제맥주협회 회장은 최근 이데일리와 만나 “왜 우리가 처음부터 그냥 대기업이 생산한 맥주를 유통하고 판매하는 일을 거부하고 우리의 맥주를 만들고 판매하기 시작했나를 꼭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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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분과 손 잡고 2020년 ‘곰표 밀맥주’를 출시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세븐브로이와 성수동이 수제맥주 명소로 각광받도록 견인했던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최근 법정관리에 가거나 상장폐지(세븐브로이)를 앞두고 있다. 첫 수제맥주를 내세워 코스닥에 상장한 한울앤제주(구 제주맥주)도 적자 늪에 빠졌다.
하지만 이들을 수제맥주 전부라고 보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수제맥주의 본질적인 요소로 독립성(대기업과 외부 자본에서 독립적)과 지역성(지역 기반), 소규모(연간 생산량 120㎘)등 3가지를 꼽았다.
이 회장은 “수제맥주 시장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어지고 있던 시기(2015년~2020년 코로나 직전)가 있었다. 그때부터 좋은 맥주 만들려고 노력한 회사들은 지금도 열심히 맥주를 만들고 있다”면서 “다만 그 중 (코로나를 거치며) 수제맥주의 본질을 잃어버리고 대기업을 쫓아 하다가 실패한 사례들이 생기면서 이렇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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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위기에 빠졌다고 알려진 수제맥주 회사가 등장한 것은 2020년 맥주와 막걸리에 대한 과세체계가 원가에 세금을 매기는 종가세에서 주류 양에 따라 세금을 붙이는 종량세로 전환된 이후다. 외부 투자 유치에 있어 종가세 체계는 수제맥주에 불리했다. 좋은 맥아와 홉, 효모를 써야 해 원가는 높아지는 반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려운 탓이다. 수제맥주는 또 2021년 주류법 개정을 통해 주류 위탁생산(OEM)이 가능해지자 대기업 OEM을 거쳐 규모의 한계도 뛰어넘어 편의점 매대를 채우기 시작한다. 언뜻 체급을 올리고 산업의 외피를 갖춰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본질이 사라지고 거품이 낀 시기이기도 했다.
그는 “수제맥주 일부 회사들이 투자를 받아 증설하면서 시작단계였던 수제맥주 시장에서 소화되기 어려운 물량이 생산됐는데, 마침 (새로운 것을 찾던) 편의점 니즈와 맞아 떨어지면서 만원의 네캔 수제맥주 시장이 시작됐다”며 “그 안에서 경쟁하게 되고 단가를 내리고 재료를 덜 쓰면서 결국 수제맥주는 맛없는 싸구려맥주로 전락하게 됐다”고 했다. 또한 “수제맥주가 (대기업,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협업)의 달콤한 맛에 빠진 것도 문제였다”면서 “‘이게 잘 나가는데 내 브랜드가 뭔 소용이야’가 되면서 곰표가 뜨니 말표, 양표부터 심지어 쥬시후레시까지 쏟아지자 소비자들이 완전 식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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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여전히 수제맥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미각적 다양성때문”이라며 “맥주는 우리에게 늘 ‘소맥’의 보조제였는데, 수제맥주 그 중에서 에일맥주가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도 비로소 맥주에 대한 취향이 생겼다”고 했다. 에일맥주는 6~24℃의 상온에서 발효할 때 맥주 통 위로 떠오르는 효모를 사용하는 상면발효맥주다. 대중적인 라거맥주에 비해 쓴 맛이 강하며 탄산이 적고 과일과 꽃 등의 짙은 향에 묵직한 바디감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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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협회 계획을 묻자 “지금은 견딜 수 있는 힘을 기르고 긍정의 에너지를 키워서 내년 시장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때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정말 수고했다고 서로 건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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