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업이냐 크로스오버냐…'선택과 집중’ 나선 식품사들

박소영 기자I 2025.11.10 08:20:00

[멈춰선 K푸드 딜] ③
내수침체로 불황인 K푸드 산업
비주력 계열사 정리 수순 밟아
활로 모색 위해 K뷰티로도 진출

[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K푸드 인수·합병(M&A) 매물이 잘 소화되지 않는 가운데 대기업 식품사들은 운영 전략 재편에 나섰다. 본업과 비슷한 분야 계열사를 정리하거나, K푸드와 함께 글로벌 인기를 타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K뷰티로 영역 확장에 나서는 식이다. 업계는 내수 침체로 국내 실적 개선이 불분명해 식품사들의 이런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대한민국 우수상품전시회’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K-뷰티 상품 등을 구매 상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푸드는 저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뷰티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 5월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 씨앤씨인터내셔널의 재무적 투자자(FI)로 나섰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어센트PE )가 인수한 곳이다.

신세계푸드는 어센트PE가 운영하는 ‘뷰티시너지2025 사모투자’에 500억원을 출자하는 간접 투자 방식으로 지분 36.9% 취득하게 됐다. 회사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를 위해 성장성이 높은 화장품 산업에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반면 수익성이 낮았던 사업들은 정리 수순을 밟았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8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한 대안식품 자회사 베러푸즈를 청산했다. 지난 2022년 대체육 브랜드인 베러미트 사업 고도화를 위해 300만달러(약 42억원)를 출자해 설립했지만, 미국 대안식품 시장 성장성 둔화로 철수를 결정한 것이다. 이외에도 노브랜드 피자, 스무디킹 등 사업을 정리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사료·축산 자회사 피드앤케어를 네덜란드 동물용 사료 생산 업체 로얄 드 허스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1조 2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를 두고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식품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올 하반기부터 꾸준히 비핵심 계열사를 정리하고 부채를 경감시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자 했다. 일례로 바이오사업부문 중국 자회사인 CJ유텔바이오텍을 미국 케민 인더스트리에 매각했다. 구체적인 매각가는 공개되지 않았다.

신세계푸드처럼 신규 먹거리로 성장성이 높은 뷰티 산업을 낙점한 곳도 상당하다. 화장품 제조, ODM, 이너뷰티 등 관련 분야 기업을 인수하거나 사업 확장에 나선 곳이 수두룩하다.

삼정KPMG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4.6%씩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는 전년 대비 19.9% 증가한 103억달러(약 14조 8928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해 한국은 글로벌 화장품 수출국 4위 자리에 올랐다.

이런 흐름을 타고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계열사 서영이앤티를 통해 화장품 ODM 기업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하이트진로는 2020년부터 국내 주류 시장 침체로 영업이익 감소를 겪고 있었고, 비앤비코리아 인수로 라이프 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했다. IB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관련 사업 확장을 위해 서영이앤티를 통해 중소형 화장품 매물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온 역시 화장품 사업을 준비 중이다. 회사는 자회사 제주용암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ODM 방식 화장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사업 목적에 화장품책임판매업을 추가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 침체에 따른 실적 하락으로 식품사들이 본 사업에 집중하고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는 추세”라며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성장성 높은 산업에 투자하거나, 생산시설을 늘리는 등 운영 전략 변화를 주고 있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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